[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중국과 대만의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체결로 중국시장에서 차이완 파워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트라(KOTRA)는 중국 기업 100개사와 대만 기업 51개사를 대상으로 ECFA 발효가 중국과 대만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국기업 56%와 대만기업 64%가 ECFA 발효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지난 1월1일부터 적용된 ECFA 조기자유화 품목을 취급하는 중국 기업 62개사 가운데 48개사인 77%가 전년대비 대만으로부터 수입이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수입 증가의 가장 큰 이유로 응답기업의 58%가 '관세인하로 인한 가격경쟁력 확보'를 꼽았으며, 그 다음으로 '중국 시장 호황(40%)'으로 나타났다. 올해 대만제품 수입확대 예상 폭에 대해서는 '10~20%증가'가 36%로 가장 많았으며 '20~30%증가(21%)', '예년 수준(16%)', '10% 이하(15%)' 순이다.
설문에 참여한 중국 기업 100개사 가운데 56%는 ECFA 발효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구체적인 효과로는 '관세인하에 따른 대만제품 수요증가(88%)', '양안 관계 개선에 따른 중국 소비자 관심 증가(10%)'로 나타났다. 이밖에 ECFA 발효에 따라 한국과 거래하고 있는 중국 기업 21개사 가운데 38%가 거래선을 대만으로 전환할 의사가 있다고 밝힘에 따라 ECFA 발효로 인해 우리기업의 중국시장 개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거래선 변경 이유로는 관세인하에 따른 원가 절감(87%)이 가장 컸다. 반면, 한국과의 거래선을 대만으로 변경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62% 기업은 한국 제품을 대체할 대만제품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혀, 가격경쟁력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차별화된 제품 개발인 것으로 분석됐다.
설문에 참여한 대만 기업 51개사 가운데 33개사인 64%는 ECFA 발효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구체적인 효과로는 관세인하에 따른 가격경쟁력 확보가 5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양안 관계 개선에 따른 중국 기업의 관심 증가(28%), 중국 정부의 정책적인 대만제품 구매(14%) 순이다.
이밖에도 중국 시장 개척을 위해 한국기업과 협력할 의사가 있다는 기업이 30개사로 전체의 47%를 차지했으며, 이미 협력하고 있다는 기업도 12%에 달했다. 한국과의 협력 분야에 대해서는 상호 원부자재 및 부품 구매(55%)방식을 가장 선호한다고 응답했으며 그 다음으로는 공동 마케팅을 통한 내수시장 개척(20%)이다.
박진형 코트라 중국사업처장은 "차이완 파워가 현실화되면서 기술력에 가격경쟁력까지 갖춘 대만기업이 우리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기술력과 브랜드 육성 등 비가격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고 아울러 ECFA를 역(逆)이용해 대만기업과 협력해 중국 내수시장을 공동 개척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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