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그리스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연장됐다.
최소한 그리스 구제금융 자금 5차 지원분에 대한 승인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됐던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 5차분 지원 결정을 미뤘기 때문이다. 최소한 진통제는 놔 줄줄 알았는데 그 기대마저 저버린 것이다.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 의장은 20일 룩셈부르크에서 가진 유럽 재무장관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리스의 재정긴축안 통과가 우선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달 말까지 그리스 정부가 재정긴축 이행에 대한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유로존은 그리스의 의지를 물은 것으로 판단된다. 시위가 거듭되면서 긴축안 이행은 커녕 의회 승인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무작정 자금을 지원해주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사실 그리스 지원을 둘러싸고 유로존 내의 이견이 많이 부각됐지만 그리스 내부적으로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 우선 지난주 후반 새로이 구성된 내각이 의회 신임을 얻어야 한다. 국민들의 동의를 얻는 것도 급선무다.
현지 한 일간지 설문조사에 따르면 그리스 국민 47%가 긴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긴축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35%였다. 유로존 입장에서는 오랜 검토를 통해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던 긴축안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을 수도 있는 상황을 감안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그리스에 공을 넘긴 것으로 판단된다.
시장 관계자들은 방법의 문제일 뿐 결국 그리스에 대한 추가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리스가 디폴트에 빠질 경우 그 대가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유로존도 7월 초에는 그리스를 위한 분명하고 새로운 금융지원이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유럽 재무장관 회의에서 기대했던 결과가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크게 실망감을 나타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증시 지수선물도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 결과에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게 됐고 그 시간이 길어지게 됐다는 점이 여전히 투자심리를 짓누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소간의 진통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20일에는 실적과 지표 발표에서 이렇다할 이슈가 없다. 내일부터는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는 만큼 투자자들이 관망하는 자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 문제도 진전이 없는만큼 뉴욕증시는 여전히 방향성 찾기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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