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양적완화 종료 앞두고 FOMC.. 촉각 곤두세운 시장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600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매입하는 미국의 ‘2차 양적완화(QE2)’가 6월 말로 종료되는 가운데 22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다시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기부양기조의 연장을 선택할 지, 아니면 출구정책 실시를 선택할 지가 세계 경제 동향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FRB 산하기관으로 한국의 금융통화위원회에 해당하는 FOMC 회의는 기준금리 결정 및 공개시장조작 지침 등으로 미국 경제의 방향타 역할을 한다. 현지시간으로 22일 12시30분에 결과가 발표되며 벤 버냉키 FRB의장이 기자회견을 갖는다.
이번 FOMC가 다른 때보다도 큰 의미를 갖는 이유는 2차 양적완화 종료를 앞두고 미국 경제가 저성장 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 증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4월부터 주요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을 밑돌면서 제조업 등 경기 둔화세가 뚜렷해진 반면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5월 2008년 7월 이래 최대 상승폭을 보이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졌음을 증명했다.
아직 경제가 본격적 하강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증거는 없다. 이는 경기둔화가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이 힘을 갖는 이유다. 지난 겨울 미국을 덮친 혹한과 3월 일본 대지진에 따른 부품 수급난, 그리고 중동지역 민주화시위 확산에 따른 유가상승 등이 예상보다 영향이 컸지만 현 시점에서는 힘을 다한 상황이다.
하지만 그리스를 비롯해 유로존 재정적자 위기가 여전히 불안하고 중국 등 신흥시장국들이 경기과열 억제에 나서면서 세계 경제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 역시 만만치 않다. IMF는 18일 내놓은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성장전망치를 0.1% 낮춘 4.3%로 하향 제시했다.
지금까지 FRB의 정책위원들의 발언은 일부가 기대하는 ‘3차 양적완화’는 없을 것이지만 본격적인 출구정책 역시 시기상조라는 쪽에 모아졌다. 일단 시장은 FRB의 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때문에 향후 FRB의 입장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버냉키 의장의 발언 내용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어드바이저스의 크리스토퍼 프로빈 책임이코노미스트는 “FRB는 경제가 ‘소프트 패치(경기회복기의 일시적 둔화)’ 국면임을 주지하면서 하반기 회복세가 가속도를 보일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임스 나이틀리 ING 애널리스트는 “이번 주 발표를 앞둔 미국 경제지표가 여전히 취약하면서 3차 양적완화에 대한 요구도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1일 발표될 기존주택매매는 6개월간 최저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23일 나올 신규주택매매도 압류에 따른 재고물량 때문에 지지부진할 것”이라면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주택시장이 여전히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커애비뉴 애셋매니지먼트의 킹 립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것은 ‘QE3’가 아니라 ‘QE2.5’”라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이 2차 양적완화는 종료하되 모기지 투자로 얻은 수익금을 재투자할 것이라는 기존의 정책 입장을 재확인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데이빗 틴슬리 오스트레일리아은행(NAB)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FOMC는 미국 경제정책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면서 “FRB는 일단 사실상의 출구정책 시행을 유보하는 한편 재투자 등 ‘밸런스시트’ 맞추기에 더 방점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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