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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빛나는 - 연극 '옥탑방 고양이' 강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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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빛나는 - 연극 '옥탑방 고양이' 강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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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요즘 이 배우 떴다. 주말 TV 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에서 10개월 된 아들을 덜컥 떠맡게 된 '싱글 대디' 사법고시생 강대범 역의 강동호(27) 이야기다. 대범은 수재도 명문대 출신도 아니지만 젊다는 것 하나만 믿고 장밋빛 미래를 목표로 '맨 땅에 헤딩'하는 피 끓는 청춘이다. 강동호는 호감형 마스크에 187cm 신장과 단단한 몸 등 배우로서의 완벽한 비주얼에 더해 신인답지 않은 자연스러운 생활인 연기를 선보이며, TV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신인 TV 스타로 자리 매김 했다.

TV에서는 '초짜' 신인 배우 대접을 받지만, 연극과 뮤지컬로 넘어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강동호는 지난 2005년 대작 뮤지컬 '비밀의 정원'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6년 차 뮤지컬 배우다. 신인의 등용문으로 통하는 뮤지컬 '그리스'에는 2006년, 2007년, 2009년 등 세 번이나 출연했으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뷰티풀 게임' 등 비교적 규모가 큰 라이선스 뮤지컬에서도 잇달아 주연 자리를 꿰찼다. 작년 강동호는 샘 셰퍼드 원작 연극 '트루 웨스트'에 조정석, 홍경인 등과 함께 캐스팅되어 노래가 '거세'된 진지한 정극 연기에도 소질이 있음을 입증했다.


"무대는 제가 연기를 시작했고 배우고 자라난 고향과도 같은 곳입니다.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의 원동력이죠." 대학로 SM틴틴홀에서 공연 중인 연극 '옥탑방 고양이'로 1년 만에 연극 무대로 복귀한 강동호의 말이다. '옥탑방 고양이'는 2003년 방영된 김래원, 고(故) 정다빈 주연의 동명의 TV 드라마를 연극으로 옮긴 작품으로, 산동네 옥탑방에 함께 살게 된 88만원 세대의 애환과 사랑을 진지함과 코믹함을 오가며 풀어냈다. 2010년 영화 배우 황보라('좋지 아니한가')와 짝을 이뤄 '옥탑방 고양이' 시즌 1에 출연했던 강동호는 설레는 마음으로 한번 더 창신동 산동네 5층 옥탑 방으로 돌아왔다.

반짝반짝 빛나는 - 연극 '옥탑방 고양이' 강동호


당시 '옥탑방 고양이'를 향한 관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원작의 인기에 '슬쩍' 무임승차하려는 다른 TV 드라마 원작 크로스오버들의 무책임함과 뻔뻔함을 '옥탑방 고양이'는 따라 하지 않았다. 두 20대 남ㆍ녀가 옥탑방을 함께 쓴다는 설정과 주요 몇 개 에피소드들을 빼고는 캐릭터와 이야기 전개 등 모든 요소들을 새롭게 창조했다. 무대만의 장점인 멀티맨(1인 다역)도 그저 웃음만 줄뿐인 여느 연극과 뮤지컬과는 달리 내러티브 전개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강동호와 황보라의 파트너 십도 훌륭했다. 하지만 연습 과정은 험난했다. 두 명 모두 동물적인 '리액션' 연기 스타일의 배우였던 탓에, 둘의 연기가 '따로 논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첫 공연이 시작되기 한 시간 전까지도 '옥탑방 고양이'의 제작사 악어컴퍼니 조행덕 대표는 심각하게 '공연 취소'를 고려할 정도였다. 그러나 정작 무대에 올라가니 둘의 연기 호흡은 척척 맞았다. 공연을 끝내고 강동호는 두 살 많은 누나 황보라와 얼싸안고 엉엉 울었다. 강동호가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다고 말하는, 두 '날 것' 재료가 만나 환상적인 조합의 '메인 디쉬'로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반짝반짝 빛나는 - 연극 '옥탑방 고양이' 강동호


강동호는 원래 연기보다는 노래 쪽에 재능이 있다고 여겼다. 뮤지컬을 전공하는 실용음악과 대학에 진학한 것은 순전히 성적과 수준 이상의 노래 실력 덕분이었지만, 강동호는 대학교 1학년 때 그저 노래만 부르는 가수에서 노래가 대사와 함께 자연스럽게 이야기의 일부가 되는 뮤지컬 배우를 '소명(vocation)'으로 여기고 방향을 틀었다. 노래도 노래지만 객석 관객들의 마음을 쥐락펴락 하는 배우가 되려고 마음을 다잡은 것도 이 때의 일이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최근 TV로의 크로스오버를 시도 중인 강동호는 무대와 스크린, TV를 오가며 자신만의 '카피라잇'이 찍힌 선배 배우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집중한다. 같이 연기하는 배우조차 몰입하게 만드는 엄기준('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동물적이고 흡입력 강한 타고난 연기력이 부럽고, 쉴새 없는 연습을 통해 완벽한 메소드 연기를 선보이는 오만석('헤드윅'트루 웨스트')처럼 되고 싶다. 강동호는 얼른 마흔 살을 넘겨 존 카메론 미첼 원작의 뮤지컬 '헤드윅 Hedwig and the Angry Inch'의 산전수전 다 겪은 트랜스젠더 주인공 헤드윅을 제대로 연기하고 싶은 생각도 간절하다.


"'트루 웨스트'에서 제가 연기하는 오스틴의 급격한 감정 변화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그럭저럭 연기를 하긴 했는데, 모두 거짓처럼 느껴졌죠. 어느 날 공연하던 중 갑자기 오스틴의 처절한 느낌이 제 머리 속에 파노라마처럼 '확' 들어온 거에요. 너무 당황스러워서 대사를 치는 것도 잊고 저절로 눈물을 주룩 흘렸어요." 이 순간, 강동호는 자신이 '진짜' 연기자가 됐음을 알았다.




태상준 기자 birdcage@
사진_윤동주 기자 doso7@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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