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마운틴·크래프트 등 글로벌기업 격전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국내 캡슐커피 시장이 글로벌 기업들의 전쟁터로 바뀌고 있다.
최근 동서식품이 주주사인 미국의 크래프트로부터 캡슐커피를 도입할 계획이 있음을 밝힌 가운데, 스타벅스 및 던킨도너츠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그린마운틴 커피가 국내 시장에 자사 브랜드의 캡슐커피를 공급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네슬레, 그린마운틴 커피, 크래프트 등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캡슐커피 시장에서 치열한 격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캡슐커피 시장은 1000억원 규모로 2000년대 후반 국내 시장에 소개된 이후로 매년 30% 이상 급성장하고 있다. 현재 선두주자는 글로벌 식품기업인 네슬레로, 이 회사는 네스프레소와 돌체구스토를 앞세워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내 인스턴트 커피시장의 절대 강자인 동서식품이 합작사인 크래프트와 함께 캡슐커피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미국 추출커피 시장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그린마운틴 커피가 직접 한국 시장을 두들김에 따라 격변이 예상되고 있다.
동서식품은 다음달 경 사무실과 업소를 겨냥한 대용량 커피머신 '타시모 프로페셔널'을 출시하고 내년 초에는 가정용 '타시모'를 내놓을 계획이다. 타시모는 동서식품 지분 50%를 보유한 미국 식품회사 '크래프트'가 만드는 커피머신으로 국내에는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동서식품은 크래프트에 맥심 레시피를 이용한 커피캡슐 개발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그린마운틴 커피는 최근 국내 시장에 자사의 캡슐커피를 공급하기로 결정하고 자사 캡슐커피머신 브랜드인 큐리그 홈페이지(www.keurig.co.kr)를 통해 예약 판매를 개시했다. 최근 스타벅스 및 던킨도너츠와 캡슐커피 출시를 위해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그린마운틴 커피는 현재 미국에서 카리부, 글로리아진스, 툴리스 등과 제휴해 무려 200종류 이상의 캡슐커피와 차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동서식품이 크래프트의 캡슐커피를 들여오고 그린마운틴 커피가 큐리그용 캡슐커피 공급을 대폭 증대하게 되면 현재 국내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네슬레의 네스프레소 및 돌체구스토와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캡슐커피 전문업체인 델리코의 송인걸 대표는 "우리나라에 캡슐커피가 처음 도입된 것이 불과 3년여 전으로 최근 캡슐커피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주목해 온 세계적인 회사들이 속속 경쟁 대열에 합류함에 따라 우리나라가 글로벌 커피 대기업간의 격전지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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