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철현 기자] 대형 건설사와 중소 건설업체 간 상생을 위한 동반성장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건설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선 협력사와의 상생협력 강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명박 정부가 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적극 독려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동반 성장 경영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과거처럼 대기업이 중소 협력업체에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는 차원이 아니라 생산성을 높이고 시장을 창출해 이익을 공유하거나 신시장을 개척해 결실을 나누는 등 '윈-윈' 관계로 발돋움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건설협회 한창환 정책본부장은 "대·소기업 간의 상생은 더이상 대기업의 윤리경영 차원의 문제가 아닌 기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가 걸린 생존의 문제"라며 "건설경기 침체를 극복하고 업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업계간 상상 협력 관계 구축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6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 펀드를 조성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업체에 시중금리보다 낮은 저리로 자금을 빌려주고 있다. 또 협력사 대금 지급 기일도 매월 20일에서 13일로 7일 단축했다.
대우건설도 4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해 협력업체에 자금 지원에 나서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금 지급 100% 현금성 결제, 현금 지급비율 확대, 협력회사 경영자문 및 임직원 교육지원 등 협력회사와의 동반 성장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GS건설은 협력업체에 대한 단순 지원에서 벗어나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동반 성장 체계를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경영 및 금융지원 체제 강화, 공사 수행력 강화 지원, 구조적 시공문화 체질 개선을 통한 생산성 향상 등을 추진 중이다.
교육 프로그램 지원 활동도 활발하다. 롯데건설은 지속적이고 중장기적인 협력사 지원 및 육성을 위해 우수 협력사 CEO 해외연수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온·오프라인 교육을 운영 중이다. 아울러 이 회사는 공기 단축 및 원가 절감에 기여한 성과에 대해 현금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성과공유제도 시행하고 있다.
'나눔의 철학'을 실천하는 업체들도 적지 않다. 한화건설은 협력사에 신기술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등 기술 상생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협력사와 특허를 공동 소유하고 신기술도 함께 개발하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도 기술 등 실력을 근거 우수 협력사를 선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수 협력사에 입찰과 공사참여 기회를 최대한 배려,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현대산업개발은 협력사와 그린파트너십을 맺는 등 녹색 상생 경영체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녹색 전문가 육성 교육을 실시하는 등 녹색경영 노하우를 협력사와 공유하며 녹색경영 시스템 전반에 대한 역량을 높여가고 있는 것이다.
대형 업체의 상생 경영 강화에도 불구하고 하청업체들의 체감 만족도는 아직까지 낮은 편이다. 어음결제 등 거래 관행이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고, 낮은 공사비에 이런 저런 부담까지 떠안는 하도급업체들도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상생협력에서 발주자(대형업체) 역할이 중요한 만큼 발주처와 원청, 하청업체가 공동의 목적의식을 갖고 리스크를 분담한다는 수평적 관계를 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철현 기자 cho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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