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영화 <슈퍼 에이트>│명랑 소년소녀 SF

시계아이콘01분 48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영화 <슈퍼 에이트>│명랑 소년소녀 SF
AD


신나는 여름방학이다. 조(조엘 코트니)는 아빠가 권하는 야구캠프를 뒤로하고 동네친구들과 8mm 영화 만들기에 열중이다. 감독을 꿈꾸는 뚱보 찰스, 각종 무기와 폭발물에 미쳐있는 캐리, 주연배우 마틴과 교정기를 낀 좀비 역의 프레스톤, 그리고 특수분장을 맡은 조로 구성된 야심만만한 ‘할리우드 키즈 온 더 블록’에 새로운 멤버가 합류한다. 바로 또래보다 성숙한 분위기와 천부적인 연기력을 가진 소녀 앨리스(엘르 패닝)다. 첫 만남부터 앨리스에게 두근거리는 감정을 느낀 조에게 왠지 이 여름은 범상치 않은 계절이 될 것 같은 예감이다. 소년의 떨리는 마음은 분장 스펀지를 너머로 고스란히 전달되고, 소녀의 설레는 표정은 제 아무리 무서운 좀비 메이크업으로도 가려지지 않는다.

어느 날 기차길 건너에서 영화를 찍던 아이들은 우연히 엄청난 규모의 열차사고를 목격한다. 그리고 기차를 멈춰 세운 자동차에서 피 흘리고 있는 생물 선생님을 발견한 아이들은 그의 마지막 말을 듣게 된다. “오늘 일을 비밀로 하지 않는다면 너희와 너희 부모들이 모두 죽게 될 거야” 사고 후, 동네에는 심상치 않은 일들이 계속 발생한다. 개와 사람들이 하나 둘 씩 사라지고, 전화기도 전자레인지도 자동차 엔진도 몽땅 자취를 감춘다. 사건현장에서 주운 정체불명의 금속 큐브를 시작으로 흩뿌려진 단서를 빵 조각처럼 주워 담으며, 이 할리우드 키드들은 미지의 존재, 그 심장부를 향해 한 발 한 발 다가간다. <#10_LINE#>

영화 <슈퍼 에이트>│명랑 소년소녀 SF


입장은 디즈니랜드로 퇴장은 우주로

영화 <슈퍼 에이트>│명랑 소년소녀 SF



촤르르륵 필름 감기는 소리와 함께 시작되는 이 영화의 제목은 바로 <슈퍼 에이트>, 즉 8mm 무비카메라다. 필름이 영화의 모든 것이었던 시절, 아마추어 필름메이커들의 꿈을 담던 이 추억의 기계는 1979년 미국의 작은 마을 릴리안에 살고 있는 십대 초반의 아이들에게 찾아온 일생일대의 사건을 담는다.


호랑이가 무서워하는 존재는 사자도 용도 아니다. 바로 하룻강아지다. 무지에서 오는 순수한 용감함은 각오를 동반한 어른들의 비장한 용기를 종종 뛰어넘는다. 그렇게 아이들의 호기심은 세상을 바꾸고 가끔 인류를 구하기도 한다. 그들이 없었다면 어쩌면 1980년 이후는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슈퍼 에이트>의 배경이 되는 1979년은 시대를 넘어 이 영화에서 하나의 캐릭터가 된다. “알았다. 오바!” 깊은 밤 자신의 방에서 핸드폰이 아니라 무전기로 소통하는 친구들, 워크맨을 듣는 주유소 청년에게 “개인스테레오라니, 말세구나”라고 말하는 어른, 아이들이 ‘마이 쉐로나’를 열창하며 함께 머리를 흔드는 장면 등, 90년대 디지털의 광풍이 몰아치기 전 마지막 아날로그 시대의 전야제는 그렇게 어린 시절의 저녁공기를 아련하게 소환한다. 또한 성장담과 어드벤처를 뒤섞는데 신기에 가까운 능력을 가진 스티븐 스필버그의 제작 기술과 <로스트>를 통해 천재적 이야기꾼임을 증명한 J.J. 에이브람스의 연출력은 눈과 눈을 바라보며 손끝으로 외계의 친구와 마음을 나누던 < E.T. >의 뭉클한 순간을 좀 더 거대한 스케일로 재연한다. 이처럼 아이들의 예민한 성장담과 SF물을 능가하는 패기 넘치는 촬영과 시각효과, 시대와 장르 등 쉽게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요소들을 더할 나위 없는 솜씨로 배합한 <슈퍼 에이트>는 좀처럼 트랙의 분리가 쉽지 않은 8mm 아날로그 필름을 닮았다. 뜯어보고 분석하기보다는 그저 마음을 풀고 즐겨야 하는 벅찬 귀환이다.


AD

영화가 끝나도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지 말 것을 권한다. 바로 극중의 아이들이 계속해서 찍던 슈퍼 8mm 좀비 영화 <케이스>가 엔딩 크레딧과 함께 상영되기 때문이다. 기대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주는 이 영화야 말로 단순하고 어설펐지만 가장 진지하고 열정적이었던 우리 유년의 편집 없는 기록이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백은하 기자 one@
10 아시아 편집. 이지혜 seve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