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주력차종인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하는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이 정규직 노조 간부 자살 사건 영향으로 생산이 전면 중단됐다.
9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 회사 아산공장 노조는 이날 오후 2시40분께부터 노조 간부 박 모(49)씨 자살과 관련해 조합원들에게 라인 가동 중단 지침을 내리고 생산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하루 1000여 대에 달하는 그랜저와 쏘나타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전망이다.
노조 측은 사측이 타임오프 시행 이후 전임자 임금 지급을 중단하는 등 조합원을 억누르는 상황에서 노조 간부가 자살한 만큼 합당한 조치가 없을 경우 생산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세웠다.
숨진 박 씨는 유서를 통해 회사 관리자 2명을 실명으로 거론하는 등 탄압 사례를 열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들은 사측에 산업재해에 준하는 대우와 유서에 거론된 회사 관리자 2명 처벌 등을 요구하며 경찰의 시신 인도를 거부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대의원 비상 간담회를 열고 투쟁계획을 논의했다.
박 씨는 이날 오전 8시께 아산공장 엔진1부 화장실에서 목을 매고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같은 날 새벽 노조 간부들에게 '힘들다'는 내용이 담긴 문자를 보냈으며 유서에는 '근골신청 면담하는 시간마저 무단이탈로 일삼고 있다'며 타임오프 이후 사측이 노조 활동을 억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사측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다만 초기인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산공장에서 생산되는 그랜저는 지난달 1만396대가 판매돼 내수시장에서 4개월 연속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인기모델이다. 쏘나타도 전달 5982대가 판매됐다.
현대차 측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출고적체 등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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