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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 경매, 명분 때문에 실리 포기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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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사업자 배제, 쪼개서 경매 검토에 통신 업계 '한숨'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방송통신위원회가 특정 사업자를 배제하고 20메가헤르츠(㎒) 대역폭의 주파수를 10㎒씩 쪼개서 경매하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명분 때문에 실리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방송통신위원회와 통신 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오는 27일로 예정된 최시중 위원장 출장 전 주파수 경매 기본 계획안을 전체회의에 상정하기로 결정하고 경매안을 마무리 짓기 위해 막바지 작업을 진행중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6월 넷째주께 경매 기본 계획안을 전체회의에 상정해 의결과정을 거친 뒤 최종 경매안을 갖고 7월중 경매를 진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2.1㎓ 대역 주파수를 가장 많이 가진 SK텔레콤을 경매에서 아예 배제하는 안과 20㎒ 대역폭의 주파수를 10㎒씩 둘로 쪼개 10㎒는 LG유플러스에 할당하고 나머지 주파수는 KT와 LG유플러스가 경매를 통해 할당 받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특정 사업자를 배제하거나 주파수를 분할해 경매하는 안은 아직 위원회 의결이 남아있다. 방통위는 이 안을 포함한 3~4가지 경매안을 전체회의에 보고한 뒤 상임위원들의 의결과정을 통해 최종안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 같은 안은 2.1㎓ 주파수 확보를 위해 통신 3사가 치열한 경합에 나서자 방통위가 중재안 성격으로 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SKT의 경우 2.1㎓ 주파수 대역 60㎒를 이미 확보했으니 경매에서 아예 빼도 큰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다. LG유플러스에 10㎒를 우선 할당한 후 나머지 10㎒를 경매하는 방안은 KT와 LG유플러스의 요구 또한 충족시킬 수 있다는 논리다.


2주 앞으로 다가온 주파수 경매에 앞서 이런 소식들이 전해지자 통신 업계는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통신 업계는 특정 업체를 배제하는 것 자체가 주파수 경매제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는 반응이다. 지금까지 방통위는 할당 방식으로 주파수를 배분해 왔지만 매번 특혜 시비에 시달렸다.


지나치게 특정 사업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주파수를 할당했다는 것이다. 경매제로 제도를 바꾼 이유도 가장 공평한 방식으로 주파수를 배분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특정 사업자를 배제한다면 기존 할당 방식과 큰 차이가 없다. 통신 업계는 특정 사업자를 배제하기 보다는 경매나 할당 조건을 별도로 부과해 주파수 이용량이 많은 사업자는 주파수 사용료를 더 내게 하거나 별도의 신규 투자를 진행하게 하는 등의 조치가 바람직하다는 의견들이다.


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특정 사업자를 배제한다면 경매로 진행할 이유가 전혀 없다"면서 "원하는 모든 사업자들이 경매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면서 경매나 할당시 좀더 강화된 조건을 부과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10㎒씩 쪼개서 주파수를 할당하는 방안은 기술적인 문제를 갖고 있다. 주파수를 잘게 쪼개 서로 다른 회사가 사용할 경우 주파수 간섭현상을 피하기 위해 일부를 보호 대역으로 사용해야 한다. 때문에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주파수는 7~8㎒에 불과하다. 20㎒ 대역폭을 할당하고도 14~16㎒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사실은 방통위도 오래전부터 파악하고 있던 사안이다. 해외도 주파수를 10㎒씩 쪼갤 경우 통상 20㎒ 이상 대역폭만 사업자에게 할당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통신요금 인하 조치 이후 통신 3사를 달래야 하는 방통위 입장에선 실리보다 명분이 앞서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특정 사업자를 배제하지 않고도 경매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는데 아예 경매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거나 주파수를 분할하는 등의 조치는 경매제도의 취지도 못 살리고 주파수의 효율적 배분이라는 정책 목표도 달성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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