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국 통화통합 민간 전문가협의회 설립..통화바스켓 제도 도입 등 추진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한국과 중국, 일본 등 3국 간 통화통합 논의가 민간 차원에서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한·중·일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2000억달러 규모의 공동기금을 마련해 3국 간 통화바스켓 제도를 도입하자는 방안이 나왔다.
동북아시아 연구를 위해 설립된 민간 연구기관인 니어재단은 2일 서울 태평로 소재 프레스센터에서 기획재정부의 후원으로 '한·중·일(A3) 트라이앵글 이니셔티브' 창립 콘퍼런스를 열었다. 3국 간 통화협력을 위한 전문가 협의회를 구성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이다. 이번 콘퍼런스는 한국 동아시아통화연구소(EAMI)와 중국 사회과학연구원(CASS),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세계경제통상산업연구소(RIETI)가 공동 주관했다.
한국·중국·일본의 통화금융학자 5명씩 총 15명으로 구성된 전문위원회인 A3 트라이앵글 이니셔티브는 매년 각국에서 콘퍼런스를 열어 통화협력에 대해 논의하고 정책 건의에 나설 방침이다.
이날 논의된 주요 내용은 한·중·일 3국 간 외환시장안정기금 창설과 통화바스켓 제도 도입 및 통화스왑 상시화 등이다.
먼저 외환시장안정기금은 한중일 세 나라가 공통으로 직면하고 있는 외환보유고의 가치 하락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약 2000억달러 규모의 공동기금을 조성해 역내 금융위기 발생 시 긴급 지원하는 제도다.
3국 간 통화바스켓 제도 도입의 경우 국제통화기금(IMF)의 SDR(특별인출권)처럼 한·중·일만의 복합통화단위(ABC)를 만들어 급격한 환율 변동에 의한 충격을 줄이자는 취지다. 단기적으로는 이 복합통화를 국가 간 거래에 사용하되 중장기적으로는 민간거래에서도 병행해 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나아가 외환시장안정기금으로 A3 채권펀드를 만들어 ABC 표시 채권 발행을 통해 역내 채권시장 발전도 도모할 계획이다. 원활한 역내 채권발행을 위해 한·중·일 역내 공동 채권신용보증기구와 신용평가기구 설립도 추진한다.
A3 채권펀드 자금은 중국 동북부 등 낙후된 지역의 사회간접자본(SOC) 개발과 일본 동북부 등 지진 피해 복구 자금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니어재단 관계자는 "한·중·일 바스켓통화가 개별 국가 통화보다 안정적이므로 각국 통화표시 채권에 비해 한·중·일 ABC 표시 채권에 대한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SDR은 IMF 가맹국의 외화유동성이 악화됐을 때 무담보로 외화를 인출할 수 있는 권리로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일본 등 5개국 통화로 구성돼 있다. 한·중·일 간의 통화바스켓이 도입되면 외화유동성 위기 등에 보다 수월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3국 간 통화스왑을 상시화해 역내 외환위기 방지를 위한 금융안전망을 강화하고 과도한 외환보유 수요도 억제할 수 있다.
2000년 5월 '아세안+3(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한·중·일)' 차원의 '치앙마이 이니셔티브'가 시도됐으나 이질적인 나라들이 모여 통일된 제도를 이끌어 내다보니 정치적 합의절차가 어려워 실질적 진전이 이뤄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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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역내 자본시장 발전 및 금융협력 방안도 논의됐다. 채권시장 발전으로 3국 외환보유고의 역내 흐름을 원활히 하고 금융안정을 위한 자본이동과 금융규제·감독의 국제공조도 추진한다. 또한 불안정한 국제자본이동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한·중·일 공동 자본이동감시시스템도 구축할 방침이다.
A3 트라이앵글 이니셔티브는 이날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정책건의서를 만들어 한·중·일 정상회담 및 정책당국에 제출해 정책 추진을 권고할 예정이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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