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한국타이어가 독일 명차인 BMW에 처음으로 타이어를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우선 BMW의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 '미니(MINI)'용 타이어를 공급한데 이어 BMW의 다른 차량에도 점차 공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9월께 유럽서 출시되는 미니에는 한국타이어의 신차용 타이어(OE)가 장착될 전망이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BMW 미니 모델에 탑재할 타이어 수출 물량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달 마지막 테스트를 끝냄으로써 사실상 계약이 확정됨에 따라 본격적인 공급 작업에 돌입한 것이다. 통상 타이어 생산부터 선박 이동, 자동차 탑재까지 걸리는 시간이 두 달 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9월께에는 한국타이어의 제품이 탑재된 미니가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미니는 BMW 그룹에서 소형차 생산과 판매를 위주로 한 별도의 브랜드로, 양사는 미니 외에도 다른 BMW 모델에 타이어를 공급하는 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한국타이어가 BMW 차량에 타이어를 공급하는 것은 양사가 지속적으로 논의해온 사안"이라며 "최근 성능 테스트가 끝나 미니부터 우선 공급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타이어는 BMW 외에 다수의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와 OE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 지난 1991년 폭스바겐 멕시코와의 인연을 시작으로 미국의 '빅3'는 물론 진입 장벽이 높기로 유명한 일본 시장마저 뚫은 상태다.
대표적으로 폭스바겐 차량 중에서는 골프, 제타, 뉴비틀, 이오스 등 대부분 모델에 OE를 공급 중이며 지난 2009년부터는 유럽의 명차인 아우디 A3에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다.
미국 포드에 타이어를 공급하게 된 사연은 유명하다. 1990년대 5군데의 타이어 회사로부터 OE를 받던 포드는 본사 앞에 광고판을 세우면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던 한국타이어에 결국 기회를 줬다. 그 결과 한국타이어는 F-150, 더 엣쥐, 플렉스, 몬데오, 퓨전 등 포드의 대표 모델은 물론 지난해 6월 럭셔리 브랜드인 링컨까지 OE 공급을 확대했다. 지난 2월에는 포드의 대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인 익스플로러에 타이어를 장착하게 됐다.
한국타이어의 포드 OE 공급은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로 이어져 현재 GM 말리부, 테레인과 크라이스러의 닷지 저니에 OE를 공급 중이다.
일본의 '빗장'도 열었다.
자국 타이어 경쟁력이 막강한 일본 시장에서 맨 처음 문을 두드린 곳은 다이하츠다. 한국타이어 담당자는 당시 100번을 넘게 다이하츠를 방문해 설득했다고 한다. 이런한 노력 끝에 현재는 다이하츠에 65만개의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일본의 닛산과 혼다에도 OE를 공급하고 있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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