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7일간의 비공식 중국 방문 일정을 마쳤다. 지난 20일부터 26일까지 이뤄진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지난해 5월과 8월에 이어 세번째인 만큼 목적과 성과에 관심이 집중됐다. 북한과 중국의 관영 매체는 이례적으로 김 위원장의 방중 마지막 날 이같은 사실을 보도했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문점은 남아있다.
▲北中 경협 이견?= 최대 관심은 김 위원장의 방중 목적이다. 일년새 세 차례나 방중할 만큼 양국간 시급한 현안이 무엇인지 궁금증을 낳았다. 원자바오 총리는 지난 2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발전상황을 이해하고 이를 자신들의 발전에 활용하기 위한 기회를 주기 위한 목적으로 초청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경제협력이 북중 정상회담의 최대 의제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 위원장의 방중 행보 역시 중국의 동북3성과 화동지역의 주요 산업시설을 시찰했다고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27일 보도했다. 북중 정상회담에서도 양국 관계 강화 차원에서 고위층 교류 강화를 비롯한 혈맹관계 강화 방안과 더불어 상호이익이 되는 협력 확대를 다짐한 것으로 보도됐다.
그러나 현재 양국간 공동개발중인 북한 신의주 일대의 황금평이나 나선특구 등에 대한 후속 계획을 비롯해 구체적인 경협 방안은 보이지 않는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황금평과 나선특구의 동시 개발을 요구했지만, 원 총리가 이를 거절했다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김 위원장이 귀로시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황금평 개발 착송식은 연기됐다.
▲식량 지원은 받았나?=북한은 최근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로버트 킹 대북인권특사를 단장으로 한 조사단을 평양에 파견해 북한의 식량난 실태를 파악하도록 했다.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식량 원조를 요청할 만큼 식량난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번 방중에서도 김 위원장의 중국에게 대규모 식량 지원을 요청했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도 혈맹관계인 북한의 이같은 요청을 거절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고려대 북한학과 유호열 교수는 "김 위원장이 북한으로 돌아기기 전 얼마만큼의 규머의 지원을 했는지 알수 없다"면서 "(중국이)빈손으로 보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통상 식량 지원 문제에 대해선 양국 모두 발표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라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이 밖에도 김 위원장이 특별열차를 이용해 투멍을 통해 중국에 입국한 뒤 6000여㎞를 달리는 강행군을 이어간 것도 의문점이다. 최근 몇년간 건강 이상설이 나오면서 건재함을 과시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특별열차가 초호화 시설을 갖춰 특급호텔 못지 않게 안락하다는 관측도 있다. 정부 당국자는 "특별열차가 소음이나 흔들림이 거의 없고 시설이 워낙 잘돼 불편함을 못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의 방중 기간동안 풀리지 않은 의문으로 남았던 삼남 김정은 동행 여부는 동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중앙통신은 27일 김정은이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과 리명수 인민보안보장, 김원홍 군 총정치국 부국장, 현철해 국방위 국장 등과 함께 김 위원장을 국경에서 마중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5월과 8월에는 이같은 보도가 없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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