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제안자 김은성씨, 한강사업본부 김형건 기술사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한강에 둥둥 떠 있는 인공섬 '세빛둥둥섬'이 지난 21일 일부 개장했다.
세계적인 한강이지만 그동안 다리 외 마땅한 상징물이 없던 터에 세빛둥둥섬이 만들어져 새로운 명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세빛둥둥섬을 처음 제안한 사람과 이 사업을 만들어낸 사람이 누구 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초 사업제안자 김은성씨
이 사업 처음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김은성씨(32). 현재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김씨가 이 아이디어를 낸 것은 한강을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인연이 됐다.
그는 2006년 대학을 졸업한 후 취업준비 중 밤마다 한강변을 자전거 타고 다니더 중 번뜩 ‘한강에 둥둥 떠 있는 섬을 만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한강하면 떠오르는 상징물이 하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곧 바로 서울시민의 아이디어뱅크 ‘천만상상 오아시스’에 들어가 평소 생각해온 것을 아이디어로 올렸다.
그 후 그는 이 아이디어로 2010년 서울창의상 시민제안 실행부문 최우수상을 받고 상금으로 200만원을 받았다.
김씨는 여러 회사 면접에서도 세빛둥둥섬 아이디어를 설명했다. 결국 현재 다니는 회사에 취직하는데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김씨는 이번 개장식에 초대받았다.
그는 세빛둥둥섬은 수상레저부터 공연, 전시, 컨벤션시설까지 갖춘 총면적 2만382㎡의 복합수상문화공간으로 시민의 생각을 반영해 만들어진 이 시설을 시민들이 그 어떤 부담도 없이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게 바람이란다.
◆실행자 김형건 기술사
또 다른 남자 김형건 한강사업본부 기술사다. 그는 지난 2007년 1월 한강사업본부 수상사업부에 발령받아 곧 바로 세빛둥둥섬을 만드는데 투입됐다. 처음부터 세빛둥둥섬과 함께한 유일한 사람이다.
그는 한강물에 인공섬을 띄우자 마음먹고 ‘안에 뭘 담을지? 한강의 공공성과 민간사업자의 입장을 어떻게 조절할지, 하천점유허가는 어떻게 받을지? 등 수 많은 고민을 했다.
주말마다 출근해 과장, 본부장과 자장면 먹으며 머리 맞댔다. 그렇게 1년이 지났다.
국토해양부에 하천점유허가를 받는데 1년 4개월. 인공섬을 띄우는 것이 위험하다는 인식을 바꾸려고 끊임없이 자료를 제출하고 시뮬레이션 모형을 만들어 시연해 보이기도 했다. 안전을 믿어달라며 설득하기 위해선 어디든 쫓아다녔다. 자문위원인 교수들이 전국 각지의 대학에 있어 그들을 하나하나 찾아 다녔다.
그는 토질, 기초 기술사다. 흙을 전공한 토목공학 박사이다. 그러나 지금 그는 물과 함께 일을 하고 있다.
세빛둥둥섬의 당초 규모는 지금의 1/5. 이름도 플로팅가든으로 수상정원 정도를 생각했다.
그러나 이렇게 규모를 키워 번듯하게 오픈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때 지분 67%를 가진 최대주주가 빠져버렸다. 사업자체가 무산될 위기였으나 다행히 새로운 주주를 찾을 수 있었다.
김형건 기술사에 따르면 첫째 세빛둥둥섬이 여의도에 놓일 뻔 했다고 했다.
무엇보다 물살이 가장 조용한 곳을 선택해 현재 위치가 결정됐다.
또 팔당댐에서 초 당 5000톤(t)을 방류하면 6시간 만에 이 인공섬까지 온다. 그래서 비가 많이 온다 싶으면 5분대기조가 기다리고 있다가 팔당댐 방류 소식에 따라 인공섬과 강 둔치를 연결하는 도교를 떼었다가 다시 붙이게 된다.
그는 지난 5년간 휴일도 반납하고 세빛둥둥섬에 빠져 살았다.
그러나 23일과 24일 짧은 휴가를 끝으로 그는 한강사업본부를 홀연히 떠났다.
이미 지난 3월 정기인사에서 지하철건설본부로 발령이 났기 때문이다.
세빛둥둥섬 사업을 마무리해 이제 새로운 자기 일을 찾아 떠났다.
김은성,김형건씨 이름은 세빛둥둥섬이 없어지지 않는한 남아 있을 것이다.
박종일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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