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 예능 프로그램이 모두 초강수를 두기 시작했다. KBS <해피선데이>의 ‘1박 2일’은 여배우 특집을 내걸었고, MBC <우리들의 일밤>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에서는 새 탈락자가 나왔으며 SBS <일요일이 좋다> ‘김연아의 키스 앤 크라이’(이하 ‘키앤크’)는 이름처럼 김연아의 첫 예능 도전만으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세 프로그램 모두 강력한 무기를 내세운 셈이다. 시청률로 본 이 첫 경쟁의 결과는 치고 올라오는 ‘나가수’, 다소 하락세인 ‘1박 2일’, 나쁘지 않은 출발인 ‘키앤크’로 정리할 수 있다. 23일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22일 시청률은 <해피선데이> 18.9%, <우리들의 일밤>13.7%, <일요일이 좋다> 9.1%로 나타났다.
먼저 <우리들의 일밤>과 <해피선데이>의 시청률이 점점 좁혀지고 있다. 지난 주인 5월 15일 <해피선데이>는 18.4%, <우리들의 일밤>은 12.1%로 6.3% 포인트 차이가 났지만 5월 22일 기록에서는 그 차이가 5.2% 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우리들의 일밤>은 <해피선데이>보다 ‘본방 사수’해야 할 이유가 확실하다. <우리들의 일밤> ‘나가수’는 한 달 동안의 재정비 기간 후 모인 7명의 가수에서 첫 탈락자가 나왔다. 3주에 걸쳐 1번째 경연, 중간 점검, 2번째 경연으로 탈락자를 가리는 시스템에서 22일 방송은 시청자들의 관심이 가장 높을 수밖에 없는 주였다. 단순히 ‘탈락자가 누구인가’ 뿐 아니라 7명의 무대와 함께 어떻게 탈락자가 나오는 것인지 그 과정 자체가 시청자들에게는 본방 사수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되는 셈이다. 같은 시각 <해피선데이>는 ‘남자의 자격’에 이어 ‘1박 2일’ 여배우 특집이 방송됐다. 한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함께 보기 힘든 여배우들을 보는 신선함과 ‘1박 2일’만의 재미는 사라지지 않았지만 ‘나가수’만큼의 방송의 궁금증을 주지는 못했다. 결국 시청자들은 ‘나가수’를 마저 보고 ‘1박 2일’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많이 봐왔던 ‘1박 2일’의 포맷에 비해 ‘나가수’의 새로움이 치고 올라오는 것이다.
이 두 프로그램 속에 뛰어든 <일요일이 좋다>는 ‘영웅호걸’ 후속으로 ‘키앤크’를 선보였고 ‘런닝맨’과 방송 순서를 바꿔 편성했다. ‘키앤크’로 동시간대 MBC ‘나가수’와 정면 대결을 한 셈이다. 하지만 <일요일이 좋다> 시청률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9.1%를 기록했다. 이는 첫 예능 MC에 도전하는 김연아, 아이유와 김병만, f(x) 크리스탈, 동방신기 유노윤호 등의 출연진들을 고려하면 생각보다 낮은 수치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크리스탈과 유노윤호처럼 짧은 연습 기간에 비해 놀라운 모습을 보여준 도전자와 소소한 웃음을 주는 서지석과 이규혁 선수의 모습은 다음 방송을 기대할 만한 힘이 됐다. 여기에 김연아의 발전 가능성까지 합하면 <일요일이 좋다>는 현재까지 확보한 고정 시청률을 발판으로 좋은 경쟁을 해볼만 하다.
일요일 세 예능 프로그램이 <해피선데이>의 독주체제를 끝내고 치열한 삼파전을 시작했다. 이제 세 프로그램은 재밌기만 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없게 됐다. 모두 재밌다고 해도 그 중 어떤 방송을 먼저 보게하는 힘이 시청률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과연 치열한 경쟁 속에 어떤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에게 본 방송을 봐야할 강력한 이유를 줄까.
10 아시아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