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사흘째 중국을 방문 중인 김정일 북한 군방위원장이 22일 베이징이 아닌 남부지방으로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중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위원장을 태운 특별열차는 21일 저녁 창춘을 출발한 뒤 이날 오전 텐진을 무정차 통과한 뒤 계속해서 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최종 목적지는 고(故) 김일성 주석이 생존했던 1991년 10월 방문해 당시 장쩌민(江澤民) 주석과 회담한 곳으로 알려진 장쑤(江蘇)성 양저우(揚州)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현지 소식통들도 양저우역 주변의 경계가 강화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양저우는 장쩌민 전 주석의 고향으로, 김일성 주석의 흔적이 많이 남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베이징이 아닌 양저우로 향하면서 북중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 6차례에 걸친 방중에서 김 위원장은 모두 장쩌민후진타오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가졌다. 1차 방중인 2000년 5월과 2001년1월에는 장쩌민 주석과 회담을 열었다. 2004년4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의 방중에선 후진타오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또 매 방중 때마다 주요 경제시설에 대한 시찰도 빼놓지 않았다.
때문에 이번 방중에서도 후진타오 주석과의 정상회담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북중 정상회담의 열릴 경우 북중 경협이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 위원장이 동북3성을 비롯해 상하이 등 중국의 경제특구를 시찰한 뒤 베이징으로 가서 후 주석을 만나 경협을 요청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김 위원장이 후계자인 김정은의 권력승계를 거론하고 그와 관련해 긍정적인 답변을 유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이 선친인 김일성 주석의 항일 유적지가 있는 무단장 베이산(北山) 공원을 작년 8월에 이어 9개월 만에 다시 찾은 것도 부친의 혁명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것. 삼남인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동행했다면 3대 권력승계를 공식화하는 상징적인 의식이라는 해석도 있다.
한편, 정부는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이달 초 유럽순방 당시 내년 서울 제2차 핵안보정상회의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초청하겠다는 이른바 '베를린 제안'을 비롯한 북핵 문제가 다뤄질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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