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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수첩] 금융권 보안 불감증, 이럴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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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우물쭈물하다가 이럴 줄 알았다." 금융사들의 홈페이지가 잇달아 해킹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보안'과 관련한 불안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해킹 대상은 농협에 이어 현대캐피탈, 리딩투자증권, 한국전자금융 등 전 방위적이다. 농협과 현대캐피탈 해킹사건으로 보안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지만 아직까지 빈 구멍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특히 1만2000명의 고객정보가 빠져나간 리딩투자증권 해킹사건은 중소형 금융사들이 보안에 취약한 상태라는 점을 재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됐다.

현대캐피탈 고객정보 유출사건이 벌어진 것이 지난달 8일인데 한 달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 금융당국은 물론 금융사들이 무엇을 했느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금융당국이 다음 달까지 금융사의 정보기술(IT)보안시스템 전면 개선안을 내놓겠다고 발표하고 중소형 신흥 금융사의 IT보안시스템를 집중 점검하겠다고 나서자 금융사들은 '실태조사 결과를 보자'며 뒷짐을 지고 있는 형국이다.


해커들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해킹은 모방범죄가 잇따를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금융당국이 개선안을 내놓고 이를 본격적으로 시행할 시점에는 이미 수많은 고객정보가 '검은 손'에게 넘어간 뒤일지 모른다. 금융당국이 보안 점검 대상을 선정하는 동안 리딩투자증권과 한국전자금융이 당한 것만 봐도 무리한 추측이 아니다.

금융사들의 보안 불감증도 다시금 비판의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업계 1위 현대캐피탈이 175만명의 고객정보 유출로 곤욕을 치르는 동안 "우리는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는 말로 고객을 안심시켰던 금융사들이 잇달아 해커들의 먹잇감이 됐기 때문이다.


대형사와 중소형사를 불문하고 자신은 당하지 않았다고 안주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더 강화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금융당국의 실태점검에서 합격점을 받았다고 해서 보안과 관련한 대비가 완벽하게 갖춰졌다고 자신할 일도 아니다.


유출된 정보로 인한 금전적 피해는 아직까지 발생하지 않았지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경고에 다시 한번 귀 기울여야 할 때다.




임철영 기자 cyl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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