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49일>의 여행은 끝이 났다. 신지현(남규리)은 예정된 운명대로 죽음을 맞이했지만, 49일의 여행은 신지현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송이경(이요원)은 현재를 살아갈 수 있는 이유를 찾았고, 신인정(서지혜)과 강민호(배수빈)이 신지현에게 용서를 구하며 잘못된 길을 걸었음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 된 것이다. 이렇듯 신지현을 둘러싼 모든 사람들이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해답을 얻은 채 끝이 났다. 그 끝이 비록 밝은 행복은 아니었지만, 살아가며 행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됐기에 해피엔딩이다. 그리고 <49일>의 시청률은 이를 방증했다. 20회 방송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인 16.1%를 기록하며 19회 방송의 시청률인 15.4%를 넘기며 행복한 끝을 맞았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 기준)
방송 초반 8%대의 시청률로 시작했지만 <49일>이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때는 12회였다. 송이수(정일우)와 송이경의 사연이 밝혀지고, 한강(조현재)이 송이경으로 빙의한 신지현의 정체를 눈치 채기 시작하면서 시청률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10회에서 한강이 흘린 눈물이 눈물목걸이에 담긴 이후 드라마 후반부까지 눈물 흘리는 이가 등장하지 않으면서 누군가 흘릴 두 방울의 눈물에 대한 궁금증을 끝까지 담았다. 또한 극중 인물들이 얽힌 관계, 왜 신지현이 송이경의 몸에 빙의하게 되었는지, 왜 강민호와 신인정이 왜 신지현를 상대로 악행을 저지르게 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남겨두었다. 눈물을 얻는 과정뿐만 아니라 신지현을 둘러 싼 사람들의 사연이 하나 둘 밝혀지며 마치 퍼즐을 하나씩 풀어가는 듯 했다. 결국 <49일>을 둘러싼 궁금증이 시청률 반등의 원동력이 되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49일>의 드라마 특성상 후반부로 갈수록 새로운 시청자의 유입이 어려웠다는 것이다. <49일>은 빙의라는 특수한 소재를 사용한 드라마인 만큼 극의 원활한 흐름을 위해 각종 규칙이 전제되어야 했다. 송이경의 몸에 빙의한 신지현이 다른 사람에게 정체를 들키지 않으면서 눈물 세 방울을 얻어야 했다는 기본 규칙이 있었지만 극이 진행되면서 시청자가 혼란을 겪을 수 있는 상황이 많았다. 한강, 신인정, 강민호 등이 신지현이 송이경에 빙의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극 중 흐름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것을 드라마적 장치로 볼 수 있지만, ‘49일 여행자’의 룰을 이해하기에 중간에 유입된 새로운 시청자들이 쉽게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MBC <로열 패밀리>가 끝나고 <49일>보다 비교적 흐름을 따라잡기 쉬운 드라마인 KBS <가시나무새>나 MBC <최고의 사랑>으로 시청자가 유입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또한 반전을 예고한 마지막 회에서 송이경이 신지현의 잃어버린 자매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송이경은 행복을 찾았지만, 처음부터 드라마를 꼼꼼히 시청하지 않았던 시청자들은 이해하기 힘든 설정이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하지만 천천하고 꼼꼼하게 작가가 정해놓은 길을 갔다는 점은 <49일>의 시청률과 별개로 이 작품이 남긴 소중한 미덕일 것이다.
10 아시아 글. 박소정 기자 nine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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