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남양유업 커피, 롯데-라면, 삼양식품-시리얼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식음료업체들의 '무한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보수적 성향이 강한 식음료업계는 그동안 잘 하는 '주전공' 분야에만 매진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근 내수시장의 포화와 함께 업체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돈 되는' 신수종사업에 뛰어들며 타 분야를 넘보는 일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시장은 이제 더 이상 절대강자가 독점적 위치를 구가하지 못하는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롯데칠성, 남양유업 커피시장 '기웃' = 국내 커피시장은 1조1000억원 수준. 이중 80%를 동서식품이 독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롯데칠성과 남양유업이 커피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롯데칠성은 지난해 7월 '칸타타' 브랜드로, 남양유업은 12월 '프렌치카페 카페믹스'로 커피믹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특히 남양유업은 내부에서조차 '전사(全社)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시장점유율 올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 따라 남양유업의 커피믹스 제품은 출시 2개월 만에 대형 유통업체 4개사 모두에 입점됐으며 지난달에는 월 매출 70억원을 올렸다.
남양유업은 올 상반기 중 커피믹스 생산시설을 3배 이상 늘리는 등 내년까지 커피 부문에 3000억여원을 투자키로 했다. 이와 함께 한국야쿠르트와 대상도 커피믹스 시장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라면시장 진출 '초읽기' = 국내 라면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9500억원. 시장점유율은 농심이 71%로 압도적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삼양식품(12%), 오뚜기(10%), 한국야쿠르트(7%)가 뒤를 잇는 '1강3약'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풀무원이 생라면 '자연은 맛있다'로 라면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최근에는 롯데의 라면사업 본격화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달 초에는 롯데가 삼양식품을 인수하는 설이 시장에 파다했으며 지난해에도 한국야쿠르트에 라면사업부 매각 의사를 타진한 바 있다.
이미 롯데마트의 자체브랜드(PB) 제품인 '롯데라면'을 선보이고 있는 롯데는 시장 점유율 제고를 위해 제조업체를 인수해 라면시장에 본격 뛰어들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T&G, 화장품 사업 추진? = KT&G는 소망화장품 지분 인수를 통해 화장품 사업 진출을 꾀하고 있다. 소망화장품은 '꽃을 든 남자'와 한방화장품 '다나한'으로 유명한 화장품전문 중견기업이다.
KT&G는 지난해 11월 자회사 KGC라이프앤진을 출범시키면서 한방화장품 등 신규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으며, 홍삼 성분의 화장품 출시를 목표로 시장조사 및 제품 개발을 진행해왔다.
한때 90%를 웃돌던 담배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58.5%까지 떨어짐에 따라 KT&G는 소망화장품 인수를 통해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두유시장에도 신규 진출 기업이 늘고 있다. 코카-콜라사는 지난해 11월 젊은 층을 겨냥해 달콤한 맛을 강조한 '두유 해브 모조'를 선보였으며 올 4월에는 빙그레가 국내 최초로 무균 충전 공법을 사용한 '내 손안의 콩 두유'를 출시했다.
◆카레, 맥주, 시리얼, 유산균 등 돈 되면 뭐든지 = 기존 사업의 매출이 줄면서 각 업체들은 신수종 사업 발굴에 고심하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들은 2세 오너들의 회장 취임 이후 사업다각화를 꾀하고 있는 매일유업과 삼양식품이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김정완 회장이 취임한 이후 냉장카레 'MCC고베식당'으로 카레시장에 뛰어들었으며 이후 일본 삿포로맥주를 수입, 정식 유통에 앞서 자사 외식매장에서 테스트 판매하고 있다.
또 '라면의 원조'인 삼양식품은 전인장 회장의 취임 이후 외식 및 시리얼 시장에 진출했다. 이와 함께 롯데칠성은 이달 초 첫 유산균 음료를 선보이며 5000억원 규모의 유산균 음료시장에 뛰어들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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