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정부가 11일 가스요금을 인상한데 이어 대표적인 공공요금인 전기요금 인상방침을 확정했다. 7월 시행되는 연료비연동제를 통해 연료비변동분과 원가 보전분을 반영하고 인상폭은 주택용은 최소화하는 대신 산업용은 더 올린다는 계획이다.
박영준 지식경제부 2차관은 이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원가를 한꺼번에 보전하는 수준으로 올리진 않겠지만"이라는 단서를 달면서도 "조속한 시일 내에 산업계, 국민에게 부담 가능한 수준에서 (전기요금을) 현실화 하겠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전기요금이 원가 대비 93%(원가보상률)였는데 지금 더 떨어져서 87% 수준밖에 안 된다"면서 "이 상태로는 차세대 에너지 기반 구축, 스마트그리드 등을 위한 국가 재원 마련이 안 된다"며 요금인상의 불가피함을 설명했다.
박 차관은 특히 "산업용 전기요금은 '현실화율'이 높을 것"이라면서 "산업계가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부담을 져야하지 않겠나. 가정용 등 서민 요금만 올리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2012년 도입예정인 전압별 요금체계에 대해서는 주택용 일반용 산업용 농업용 등으로 구분된 현 체제를 당분간 유지하겠다고 박 차관은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전기요금 인상시기는 정부가 연료비 연동제의 산정시기에 따라 상반기를 기준으로 할 경우 이르면 7, 8월중 요금고지서에 반영될 전망이다. 7월부터 시행되면 7~9월까지 석 달간 연료비 변동분을 산정해 두 달이 지난 12월분(11월 사용치부터)부터 적용된다. 전기요금 인상률은 연동제에 추가로 87%에 불과한 원가보상률을 100%까지 보전하기 위한 원가보전분이 더해져 정해질 전망이다.
인상률도 주택용, 일반용은 평균 인상률보다 비슷하거나 낮게 책정되는 대신 산업용 요금은 좀 더 올리는 방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부터 인상된 가스요금의 경우도 평균 인상률은 4.8%이며 주택용은 4.9%, 음식점 상가 등 일반용은 4.5%인 반면 산업용은 7.1%로 가장 많이 올랐다.
아울러 박 차관은 원전사고가 발생한 일본과 원전 정책 재검토논란이 있는 독일 등과 우리나라는 차이가 있다면 당분간 원전중심의 에너지정책을 지속할 계획임을 밝혔다. 박 차관은 또 원전을 포함해 전통발전, 신재생에너지 등 발전부문은 대한민국의 신성장동력으로서 수출산업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국전력의 역할에 대해서는 발전 5개사가 지역별 분야별 전략을 세워 진출하는 게 바람직하고 한전이 이들의 사업중복 등을 관리하고 대형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선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근 중남미 방문을 마친 그는 "한국석유공사가 베네수엘라 오리오코강 유역의 중질유광구 분양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으며 멕시코가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이달말 예정된 차관급 인사시 교체설과 총선출마 준비설 등 자신의 거취와 관련, 박 차관은 "과천 공무원이 여의도 신경 쓸 여지가 있나. 특히 임명직 공직자는 임명권자에 따르는 게 기본 도리"라면서도 "물론 여건과 상황 변화가 있으면 개인적 결단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변화나 도전에 주저하거나 두려워한 적 없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이어 "지금까지는 내가 일을 많이 벌렸는데..."라면서 "다음번 누군가 차관이 오시면 마무리하고 수습하는 내실을 다지는 차관이 됐으면 좋겠다"고 해 조만간 어떤 형태로든 거취가 결정날 것임을 시사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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