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광고업계에 펼쳐지고 있는 '딸들의 전쟁'이 뜨겁다. 삼성가(家) 이서현 부사장과 현대가(家) 정성이 고문이 그 선봉에 서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둘째 딸인 이 부사장이 이끄는 1위 제일기획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맏딸인 정 고문이 '도전장'을 내미는 양상이다.
그러나 삼성, 현대차 등 대기업 물량이 이들 계열사로 집중되고 양사간 광고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견 광고사들은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지듯' 생존경쟁에 직면해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6일 한국광고단체연합회가 집계한 지난해 광고대행사 순위(총 취급액 기준)에 따르면 1위는 제일기획(2조9199억원), 2위는 이노션(2조6985억원)으로 양사 간 격차는 2000억원대에 불과하다. 이는 4771억원 가량 차이를 나타냈던 2009년 대비 절반이상 줄어든 규모다.
정 고문이 이끌고 있는 이노션은 출범 3년만인 2008년부터 국내 2위 광고사 자리에 올라서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1위 탈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노션은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모기업 계열사 물량은 물론, 현대차그룹이 공식 스폰서를 맡은 각종 행사의 광고 및 마케팅을 담당 중이다.
이 부사장은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평창 올림픽 위원회 행사 등에 모습을 드러내며 직접 마케팅 활동을 챙기고 있다.
지명도와 든든한 자본력, 브랜드 파워를 갖춘 양사 간 선두 싸움은 재계 1, 2위 그룹 간 경쟁이자 오너가 '딸들의 전쟁'으로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양사 모두 계열사에서 얻는 광고 수주액이 비계열 수주액보다 훨씬 높다.
업계 선두를 둘러싼 인력확보 전쟁도 치열하다. 제일기획은 상반기 100여명에 달하는 신입 및 경력사원을 채용했다. 이노션 역시 올 들어 공채 신입사원 21명을 포함, 총 80여명에 달하는 인력을 추가했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이노션은 설립 이후 매년 50% 이상의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양사 간 격차가 눈에 띄게 줄고 있어 수년 내 이노션이 제일기획을 꺾지 않겠냐는 관측도 제기된다"며 "주력계열사인 자동차 등의 광고집행 규모가 삼성측 규모를 넘어서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선두업체인 양사가 '몸집 불리기'에 나선 반면, 중견 광고사는 물량 및 인력이탈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기업 물량이 계열(인하우스) 광고사로 쏠리면서 기존 광고를 담당해온 중견 업체들은 순위권에서 밀려났고, 경력직 인력이 대거 자리를 옮기며 부족한 머릿수 세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중견 광고사 관계자는 "안정적인 계열사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인하우스 광고사들이 최근 몇 년간 비계열사 물량을 잇달아 수주하는 등 덩치를 키우고 있어 중소업체들은 물량 및 인력이탈이 심화되는 모습"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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