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 직전보다 불과 54원 내려···기름값은 다시 '꿈틀'
6일 오피넷에 공개된 휘발유 전국평균가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정유사의 기름값 할인 시행 한달째 실질적인 할인은 인하폭(ℓ당 100원)에 훨씬 못미치는 60원 정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보통휘발유의 전국 평균 가격은 리터(ℓ)당 1916.81원으로 정유4사의 기름값 할인 시행 직전인 지난달 6일 1970.92원보다 불과 54.11원 내렸다.
인하 효과가 목표치의 절반밖에 미치지 않은 것이다.
할인금액을 카드 결제 대금에서 차감하는 방식의 SK에너지를 비롯해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이 정유사 공급가를 100원 파격적으로 인하했지만, 소비자들은 할인을 체감할 수 없다고 아우성이다.
소비자 인하 효과가 예상에 못미치자 업계는 '네 탓 공방'만 벌이고 있다.
정유사 공급가를 인하한 정유3사는 "정유사가 공급가를 내리더라도 일선 주유소가 할인분을 반영하지 않으니 할인 효과가 없는 것"이라며 "자영점의 경우 할인을 강제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상황을 우려해 할인 금액을 카드결제 대금에서 차감하는 방식을 택한 SK에너지는 소비자, 주유소 모두로부터 항의를 받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소비자는 "예상보다 할인폭이 적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긴급하게 할인을 결정하다 보니 카드결제시스템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 제도 시행일로부터 14일째인 20일에야 신용카드 할인을 적용, 소비자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주유업계는 "1위 업체가 주유소를 기름값 인상의 주범으로 내몰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일부 주유소 사장은 "SK에너지를 제외한 정유3사의 공급가 인하 방식은 마진의 폭을 조정할 수 있지만, SK에너지 방식은 그마저도 제한돼 사장들의 불만이 팽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유사 기름값 할인 후 '모르쇠'로 일관하던 정부는 업계 두둔에 나섰다.
SK에너지가 지난달 보통휘발유와 자동차용 경유가격을 ℓ당 100원씩 3개월 동안 인하키로 하자 이례적으로 환영 입장까지 밝혔던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최근 한 언론사 행사에서 "기름값 실제로는 90원 인하"라고 강조했다.
6일 대비 60원 인하됐지만 석유 국제제품가 상승으로 공급가격 인상요인이 발생해 ℓ당 30원이 증가된 점을 감안하면 실제 인하금액은 90원이라고 업계를 대신해 설명에 나선 것이다.
'네탓 공방'이 한창인 가운데 기름값 할인 이후 보합세를 보이던 기름값은 다시 꿈틀대고 있다.
지난달 말 ℓ당 1945원 남짓 하던 휘발유 값은 이달 들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3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가격은 전날보다 ℓ당 3.55원 올라 1949.37원을 기록한 데 이어 4일에는 한 달 만에 1950원대(1950.59원)를 넘어섰다. 6일에도 1951.17원으로 전일 대비 소폭 올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역별로는 6일 기준 서울지역 휘발유 값이 2025.45원으로 정유사 인하 조치 전 최고치였던 지난달 5일(2023.43원) 가격을 뛰어넘었다.
석유공사 측은 "국내 기름 값에 영향을 주는 국제 석유제품가격이 상승 국면을 이어가고 있어 휘발유와 경유 가격 인상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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