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주말레이싱] 2분 경주에 경제효과 2300억 '馬力'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28초

[주말레이싱] 2분 경주에 경제효과 2300억 '馬力'
AD


3세기 전통 미국 '켄터키 더비'
일자리 10만개 창출..지역홍보 '덤'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15만명의 관중이 운집한 행사장 입구에 레드 카펫이 깔리고 연예인과 저명 인사들이 화려한 옷차림을 하고 입장한다. 1875년 5월 첫 경기가 치뤄진 이후 3세기 동안 그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켄터키 더비' 경주를 보기 위해서다. 매년 5월 첫째주 토요일이면 미국 전역이 들썩거리는 이유다.


실질적인 본 행사 시간은 겨우 2분에 지나지 않지만 경제적 효과는 무려 2300억원에 이른다. 미국 명경주마의 산실이기도 한 '켄터키 더비'는 미국 '삼관경주'의 첫 관문으로 더욱 유명하다.

삼관경주는 '켄터키 더비', '프리크니스 스테이크스', '벨몬트 스테이크스' 등 미국에서 5~6월 2~3주 간격으로 열리는 3개의 경마대회를 일컫는다. 3살짜리 경주마만 출전할 수 있고 짧은 기간 동안 3개의 장거리 경주를 소화해야 하는 탓에 삼관마 탄생은 쉽지 않다. 이 3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경주마를 '삼관마'라 한다.


1978년 '어펌드(Affirmed)'가 삼관마를 차지한 후 32년이 넘도록 나타나지 않고 있다. 삼관마 자리에 오르면 거액의 우승 상금을 비롯해 현역 경주마에서 은퇴 후에 씨수말로 활약하며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 들인다.


'켄터키 더비'는 20마리의 경주마가 2000m의 경주로를 돌고 나면 끝이 난다. 여기에 걸리는 시간은 대략 2분. 이 짧은 경주를 전세계에 생중계하기 위해 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NBC까지 동원된다.


전 세계에서 1억달러가 넘는 금액이 베팅되고 방송 중계권, 입장료, 기념품 판매, 관광객 유치 등 켄터키주의 지역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무려 2300억원에 이른다.


'켄터키 더비'에서 시작한 켄터키주 말산업의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미국 중동부의 시골지역에 불과한 켄터키주를 세계 최대의 말산업 중심지로 만들어 놨고 이 말산업으로 인한 직접적 경제효과만 4조원, 고용창출 인구가 10만명이다.


'켄터키 더비'는 단순한 경제적 가치 이외에도 문화적 컨텐츠로도 엄청난 영향력을 차지하고 있다. 연예인, 정치인, 운동선수 등 유명인사가 VIP 관람실에 들어올 때마다 마치 아카데미 시상식처럼 인터뷰를 하고 VIP의 드레스 코드를 놓고 전문가들이 저마다 평가를 한다.


'켄터키 더비'에서 우승한 경주마의 동상이 거리에 세워지고 도로명과 건물명에는 경주마의 이름이 들어간다. 행여 우승마가 다치면 전국에서 쾌유를 비는 편지와 선물이 쇄도하고 나중에는 소설이나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켄터키 더비'를 앞두고 열리는 '더비 축제(Derby Festival)' 역시 70여개가 넘는 다양한 이벤트로 관광객을 유혹한다.


이처럼 '켄터키 더비'는 경마가 경제와 문화를 주도하는 최고의 모범사례로 세계에 이름을 떨치고 있다. 3살짜리 최고의 경주마를 가리는 경마대회인 '더비'는 영국이 원조지만 '더비'를 하나의 문화 상품으로 상업화시킨 것은 단연 미국이 으뜸이다.


올해로 137회를 맞는 '켄터키 더비'는 오는 7일 오후 5시(현지시간) '처칠 다운즈(Churchill Downs)' 경마장에서 열린다. 우승 후보로 5전 4승을 기록한 '엉클모(Uncle Mo)', 4전 3승의 '다이얼드 인(Dialed In)', 6전 3승의 '토비즈 코너(Tobys Corner)' 등이 꼽힌다.


최원일 한국마사회 홍보실장은 "우리나라에서도 '코리안 더비'가 열리는 날짜에 맞춰 경마 문화 축제를 개최해 말산업과 마문화를 알리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