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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치솟는 '자사주의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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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씁쓸한 평가익으로 '곤혹'···사측은 노조견제 '희색'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주요 임금 및 단체 협약(임단협)을 앞두고 노사 간 기싸움을 이어가는 가운데 현대·기아자동차가 최근 3년 사이 무파업 결의에 따라 직원들에 무상으로 제공한 자사주가 복병으로 떠올랐다.


현대차와 기아차 주식 가치가 고공비행하면서 노동조합 입장에서는 자사주가 '계륵'이 된 반면 회사 측에서는 임단협에 임하는 노조의 강경한 분위기를 견제할 '첨병'으로 내세우는 분위기다.

파업을 하지 않으면, 주식 시장에서 최대 우량주로 꼽히는 현대차와 기아차 주식을 공짜로 나눠주겠다던 사 측의 '당근'은 직원들에 쏠쏠한 평가 이익을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차 노조 관계자는 "현대차에 이어 지난해 처음으로 기아차 직원들에게도 자사주를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소식 이후 노조 분위기가 적잖이 술렁였다"면서 "주가가 올랐는지 내렸는지 확인하는 것이 하루의 소일거리가 됐다"고 전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무상 자사주 가치는 지난주 주당 25만5000원과 8만4600원을 기록, 장중 역대 최대로 치솟았다. 지난달 29일 종가 기준으로는 각각 24만6500원, 7만6900원을 기록했다.


현대차의 경우 6만~7만원대에 머물렀던 주가는 3년 사이에 4배 가까이 올랐다. 지금껏 3차례에 걸쳐 제공한 자사주가 총 100주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1인당 보유 지분 가치는 2500만원대에 육박한다. 중형차 한 대 값을 공짜로 번 셈이다.


지난해 120주를 받은 기아차 직원들은 연일 치솟은 주가 덕분에 최근 보유 가치가 처음으로 1000만원을 돌파했다. 기아차 고위 경영진들은 심리적인 마지노선인 10만원선을 연내 충분히 넘어설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색적인 것은 예상을 뛰어넘는 주가 급등으로 인해 무상 자사주에 대한 위력을 절감하는 시각이 생겨나고 있단 점이다. 특히 올해는 타임오프와 복수 노조제 등 굵직한 현안이 많은 현대차 임단협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소한 분위기에도 휩쓸릴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현대·기아차 노조 관계자는 "노조 지도부와 달리 조합원 내부에서는 사 측의 자사주 지급이 '조삼모사'격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점점 액수가 커지면서 흔들리는 분위기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사 측에서도 의도하지 않은 결과에 흡족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고위 임원은 "자사주 가치가 이토록 급등할 것이라고는 20여년을 근무한 임원들도 예견하지 못 했다"면서 "결과적으로는 무파업의 대가로 자사주를 지급했던 것이 회사에 대한 로열티 상승과 개인 자산 확대의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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