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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서민경제 살릴 경제팀 나와야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02초

여권이 '4ㆍ27 재보선' 참패 이후 민심을 수습하기 위한 인적 쇄신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어제 지도부가 총사퇴하기로 했다. 청와대 비서진도 사실상 일괄 사의를 밝히는 등 이명박 대통령에게 내각과 청와대의 면모 일신을 건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르면 다음 주 초 개각을 단행하고 곧이어 청와대도 개편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개편의 방향이다. 4ㆍ27 재보선에서 나타난 민심은 서민경제를 살리라는 것이다. 경기 회복의 수혜가 아랫목에만 쏠리는 양극화의 심화, 전ㆍ월세 대란,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 심각한 청년실업 등을 해결하라는 요구다. 넥타이 부대와 자영업자 등 전통적인 보수층마저 정부 여당의 무능, 경제 실정에 등을 돌린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이 대통령이 어제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서민들의 불만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서민경제를 더 세심하게 챙기고 일자리를 만드는 일에 매진하겠다"고 한 것은 제대로 짚은 것이다. 그렇다면 개각의 방향은 정해진 셈이다. 물가와 전ㆍ월세 대란, 청년실업 등 서민경제를 옥죄는 악재들을 해소해 국민 입에서 살림살이가 나아졌다는 말이 나오도록 할 수 있는 인물들로 경제팀을 짜는 일이다.


그러나 걱정이 앞선다.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등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는 부처의 후임자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들이 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 윤진식 한나라당 의원, 류우익 전 주중 대사 등 대부분 이 대통령 측근이다.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인물로 돌려막기 인사를 한다면 쇄신 취지에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성난 민심을 가라앉히기 어렵다. 대통령만 바라보는 인물이라면 서민경제를 제대로 살릴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국정의 동력을 찾으려면 민심을 등에 업어야 한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능력과 비전, 도덕성을 두루 갖춘 인재를 찾아내 적소에 앉히는 게 중요하다. 선거 패배 때마다 늘상 하듯이 '그 밥에 그 나물 식' 국면전환용 인적 개편이라면 차라리 하지 않는 게 낫다. 지난해 '6ㆍ2 지방선거' 패배 후 단행한 '8ㆍ8 개각' 때 결함투성이의 측근들을 총리와 장관 후보로 임명했다가 청문회도 통과하지 못하고 줄줄이 낙마한 전철을 다시 밟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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