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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성난 민심 확인한 4·27재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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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어제 치러진 '4ㆍ27 재보선'에서 패배했다. 한나라당은 최대 승부처로 꼽힌 경기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에 졌다. 전통적인 강세 지역으로 여기던 강원도의 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에 눌렸다. 이른바 '빅3' 선거구 가운데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선거 한 곳에서 이겨 겨우 체면치레를 했을 뿐이다. 사실상의 참패다.


재보선 결과는 크게 두 가지를 말하고 있다. 경기는 회복됐다는데 서민의 살림살이는 더 팍팍해진 현실에 분노한 민심의 표출이라는 점이 그 하나다. 대기업과 상위계층은 경기 호전의 수혜로 주머니를 불리고 있는 반면 서민과 중산층은 높은 실업률, 전ㆍ월세 대란, 치솟는 물가 등으로 오히려 고통이 더 커졌다. 물가를 안정시키지 못하고 제대로 된 전ㆍ월세 대책 하나 내놓지 못한 정부 여당의 실정을 표로 심판한 것이다.

한나라당 내부의 고질인 계파 간 갈등도 패배의 한 요인이다. 한나라당은 지난해 '6ㆍ2 지방선거' 패배 이후 민심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면서도 민생은 뒷전이었다. 분당을 공천 파동에서 보듯 주류인 친이(친이명박)계 간 , 친이ㆍ친박(친박근혜)계 간 다툼을 계속해왔다. 국민이 등을 돌리지 않는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일일 것이다. 당력을 쏟은 분당을과 강원지사 선거에서는 졌는데 당의 도움을 거절하고 나 홀로 선거운동에 나선 김해을 김태호 후보가 당선된 사실이 한나라당의 현주소를 알려준다.


재보선에서 나타난 민심은 국정 쇄신이다. 안상수 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가 오늘 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하기로 한 것은 당연하다. 청와대와 정부도 개각 등으로 면모를 일신해 새롭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정부 여당의 국정동력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 물론 민주당도 승리에 들떠 교만할 일은 아니다. '빅3'의 경우 당선자의 득표율이 50%를 겨우 넘어섰다. 당 대표인 손학규 후보마저 나 홀로 선거운동을 했을 정도다. 민주당에 대한 지지라기보다 한나라당에 대한 경고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여야 모두 겸허한 자세로 민생을 챙기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고단한 서민의 삶을 보듬어 안아주는 게 민심을 얻는 길이다. 국민을 섬기는 정치를 외면하면 민심은 언제 또 돌아설지 모른다는 사실을 정치권은 마음속 깊이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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