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하루가 멀다 하고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오늘도 상승세로 출발해 장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달아오르는 듯한 시장 분위기에서 동떨어진 채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는 투자자들이 있다. 소액을 거래하는 개미투자자들이다. 상승세가 자동차, 화학 등 일부 업종과 대형주에 편중된 때문이다. 개미투자자들이 갖고 있는 종목들은 오르지 않거나 내리는 것도 많다.
단적인 예가 지난 21일 장세다. 이날 코스피는 28.63포인트나 상승, 장중 2200선을 가볍게 돌파했지만 유가증권 시장의 하락 종목은 448개로 상승 종목 375개보다 더 많았다. 한마디로 소수의 종목이 지수 전체를 끌어올린 것이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투자자뿐 아니라 종목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에너지화학 업종은 지난해 67%에 이어 올 들어 4개월간 43% 더 뛰었다. 자동차, 철강 업종도 각각 38.4%, 28.8% 올랐다. 반면 다른 업종은 한 자릿수 상승에 그치거나 오히려 내렸다. 이 때문에 상위 20%와 하위 80% 간의 빈부 격차가 심화되는 양상이 증시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물론 편중 장세는 호황인 수출기업과 불황인 내수산업의 격차를 반영한 것이다. 더욱이 지난해부터 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자문사에 증시 주변의 돈이 몰리면서 종목별로 주가 차별화가 뚜렷해졌다. 이런 편중 장세가 바뀔지, 상승세가 대형주에서 소형주로 옮겨갈지는 불투명하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지난 한 달간 개인고객 예탁금은 9500억원이 늘었고 신용융자 잔고는 3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활황 증권시장에 개인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남 따라 무턱대고 주식을 사는 뇌동매매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 주가는 무한정 상승할 수 없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는 증시 격언을 기억해야 한다.
국내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올리면서 장밋빛 전망만 내놓고 있는 것도 문제다. 어제 외국계 증권사인 골드만삭스가 일부 종목의 주가가 과대평가됐다고 발표해 이들 종목이 약세를 보인 것은 주목할 만하다. 주식투자는 자기책임이다. 정보력이 약한 소액투자자들은 특히 다양한 의견을 듣고 균형 잡힌 시각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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