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틈새 메우기, 앞선 노하우 자체 브랜드에 접목 매출 신장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국내 패션업체들이 수입 브랜드 사업을 대폭 강화해 자체 브랜드로 커버할 수 없는 틈새를 영리하게 메우는 한편, 앞선 디자인 및 마케팅 노하우를 자체 브랜드에 접목시켜 국내 패션시장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수입 브랜드들은 '디자인 선생님'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는 동시에 '매출 효자' 노릇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2~3년간 LG패션은 다양한 수입 여성복 브랜드를 전개하면서 그동안 남성복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했던 부문인 여성복 사업을 강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LG패션은 이자벨 마랑(Isabel Marant), 레오나드(Leonard), 조셉(Joseph), 질스튜어트(Jill Stuart), 바네사브루노(Varnessa Bruno), 질 바이 질스튜어트(Jill By Jill Stuart)에 대한 국내영업권을 인수하는 등 지난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입 여성복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불과 2~3년 전만 해도 한 자릿수에 불과했던 여성복 사업의 매출 비중이 지난해 30%대까지 증가했다.
오원만 LG패션 수입사업부 상무는 “LG패션은 최근 2~3년간 다양한 수입 브랜드를 전개해 다변화된 소비자들의 기호를 만족시킬 수 있는 균형감 있는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갖추며 상대적으로 늦은 여성복 사업에 대한 노하우 역시 습득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제일모직 역시 띠어리, 꼼데가르송, 이세이미야케, 토리버치 등 수입브랜드의 전개를 통해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선진 트렌드를 발 빠르게 수용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타 패션업체들보다 '전위적인' 브랜드를 선호하는데, 여기에는 색다른 디자인을 국내에 도입해 미래의 디자이너들에게 자극을 주겠다는 이서현 부사장의 뜻이 담겨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수입 브랜드 전개는 수익성이라는 측면보다 노하우를 배워온다는 측면이 더 강하다”면서 “외국 패션업체, 디자이너들과의 교류를 통해 국내 패션시장을 더욱 발전시켜보겠다는 의미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제일모직이 전개하는 수입브랜드 중 가장 대중화된 브랜드는 토리버치. 신세계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에 입점한 토리버치는 프리 오픈에서 반나절 만에 물건이 동나버릴 정도로 인기있는 브랜드다. 2011년 4월 현재 국내에 16개의 매장을 오픈했으며 오픈 1년여 만에 매출 200억원을 달성하는 등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신원 역시 세계 3대 신사복 브랜드 중 하나인 브리오니를 들여와 이미지 개선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신원 관계자는 “브리오니를 국내에 들여오면서 수입 명품 신사복의 제품력과 마케팅력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게 됐다”면서 “제품 제작 시 원단의 선택 및 컬러 사용, 패턴 등의 디자인적 요소를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자연스럽게 습득하고 자체 신사복 브랜드 지크 등에 접목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귀띔했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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