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로열패밀리>는 이상한 드라마다. 지난 23일 자체 최고 시청률 15.7%(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제공)을 기록한 이래 꾸준히 수목 드라마 시청률 1위를 지켰다. 그러나 시청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거나 정체 상태를 보였다. 28일 마지막 방송의 시청률은 12.2%를 기록했다. 전날의 13.4%보다 약 1.2% 포인트 하락했고, 시청률 1위도 결국 SBS <49일>에 1위를 내줬다. 반전이 거듭되며 시청자의 관심을 모으던 작품이 마지막 회에서 오히려 시청률이 저조해진 것이다.
드라마 중반까지 시청자가 숨을 쉬지도 못 할 만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시청자를 끌어당겼던 <로열패밀리>가 정체 상태에 빠진 것은 김인숙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시청자의 혼란 탓이 크다. 이름 없이 K로 불리던 김인숙이 어느덧 공순호 회장과 거의 대등한 입장으로 JK의 주도권을 두고 싸우는 모습은 시청자의 열렬한 공감을 얻어내지는 못했다. 아들 조니의 죽음에 끼어들 수밖에 없었던 18년간의 한 맺힌 세월에 대해서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얻어냈지만, 한편으로는 김인숙이 다른 모든 것을 다 잃으면서도 JK를 끝끝내 차지해야만 했었나 하는 의문도 생겼다. 그래서 마지막 화에서 김인숙이 자신의 JK회장 취임 소식을 TV 뉴스를 통해 보면서 “김인숙 회장. 이거였어? 이거하고 바꾼거야? 조니를?”하며 자신을 돌이켜 보는 장면은 조금은 공허했다.
이는 드라마를 단독으로 이끌어온 김인숙에 대한 제작진의 애정 때문인지도 모른다. 김인숙의 캐릭터는 드라마 후반 많이 흔들렸고, 모든 문제는 결국 진짜 조니의 살해범이 누구인가 하는 문제로 귀결됐다. 김인숙이 조니를 살해했다면 지금까지 김인숙에게 크게 감정을 이입해온 시청자들이 혼란스러워할 수 있었고, 김인숙이 죽이지 않았다면 드라마 후반부를 이끌어 온 중요한 이야기의 결말이 다소 맥이 빠질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지난 28일 17화에서 한지훈이 김인숙이 조니를 죽이지 않았다는 것을 거의 다 밝혀내면서, <로열 패밀리>는 사실상 종영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에 이은 마지막 화는 사실상 에필로그나 다름없었다. 시종일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시청자를 숨조차 쉬지 못하게 만들었던 이 롤러코스터 드라마는 마지막 순간 시청률에 있어서만큼은 어떠한 반전도 이루지 못했다
사진제공. MBC
10 아시아 글. 김명현 기자 eigh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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