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진(32)
“40시간 일하고 8시간 자는 생활을 4일간 했어요.” 듣는 것만으로도 어깨가 뻐근해지는 격무를 토로하면서도 혜진 씨는 살갑게 눈웃음을 짓는다. 친구들과 함께 하는 가게의 단골 손님이 JIFF 프로그램 팀장이었던 인연으로 처음 전주와 연을 맺은 그녀는 영화배급사에서 일한 작년만 제외하고 8회부터 줄곧 JIFF와 함께 하고 있는 베테랑 스태프다. “어떤 감독님이 ‘내가 전주에 가는 이유는 관객 때문이다. 너무 좋은 얘기를 많이 들어서 그들을 만나기 위해 가는 거다’라고 하셨는데 그 말이 너무 마음에 남아요.” 올해는 처음으로 해외초청팀 업무를 맡아 작품보다 게스트 위주로 영화제를 보게 된다는 혜진 씨. 그녀의 마음을 울린 감독은 <너희 모두가 대장이야>를 만든 올리베르 락스다. 장시간 비행을 하고 오는 게스트의 피로를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풀 수 있을까 고민하고, 그들이 맛있는 전주 음식을 맛볼 수 있게 영어로 된 맛집 지도를 생각해낸 그녀는 천상 영화제 스태프지만 혜진 씨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은 가수다. 홍대에서 ‘도루’라는 밴드의 보컬로 활동하고 있고 얼마 전 일본에서도 공연을 했다. “홍대 여신류가 아니라서 한국에서는 잘 안 먹힐 것 같지만 꼭 가수로 성공해서 영화 일은 안 하고 싶어요. (웃음)” 그녀의 바람대로 내년에는 샛노란 스태프 점퍼를 벗고 ‘버스킹 인 지프’에서 신나게 공연하는 모습으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10 아시아 글. 김희주 기자 fif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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