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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1300살 석불이 묻는다 저 아래는 살 만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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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 관룡사 용선대-천년을 이어온 중생들 염원부처 관룡사 '반야용선'

[여행]1300살 석불이 묻는다 저 아래는 살 만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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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용준 기자]불교신도에게는 당연하겠지만 비신도들에게도 절집은 '마음을 닦는 곳'으로 여겨진다. 신도들에게 절집은 수행의 공간이자 믿음을 되돌아보는 공간이라면, 비신도들은 오래 묵은 절집에서 세월의 아름다움을, 호젓한 절집에는 무위(無爲)의 마음을 배운다.


부처님오신날(음력4월8일)이 있는 5월의 절집은 그래서 더 발길이 가는것일 듯. 절집으로 드는 길목엔 오색연등이 내걸리고 한 발 두 발 내딜수록 마음은 차분해진다.

전국에 아름다운 절집들은 무수히 많지만 언제든 찾아가 마음을 닦고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곳은 흔치 않다. 하지만 '반야용선(般若龍船)'이 있는 창녕 관룡사 용선대라면 절로 고개가 끄떡여질 것이다.


창녕 화왕산 기슭의 관룡사는 절집보다는 용선대의 석불을 보러 가는 길이다. 원효대사가 불기운이 강한 화왕산 꼭대기의 연못에 살고 있던 아홉마리 용이 승천하는 모습을 보고 '용을 보다(觀龍)'는 이름을 붙였다는 절집에서는 독특한 기운이 느껴진다. 범종각의 북을 받치고 선 목조각 해태의 모습도 그렇고, 지붕을 크게 얹은 약사전의 모습도 범상치 않다.

관룡사의 돌확에 담긴 시원하고 단 물에 목을 축이고 20분쯤 산길을 따라 오르면 용선대를 만난다.


법화신앙에서는 고통에 빠진 중생을 극락세계로 건너가게 해주는 상상 속의 배를 '반야용선'이라고 부른다. 그 배가 바로 용선대다.


어느 장난기 많은 블로거가 자신의 글에 용선대의 돌부처를 '타이타닉 부처'라고 써놓은 것을 본 적이 있다. 용선대에 서니 무릎을 딱 칠만큼 적절한 표현에 감탄사가 절로 난다.

[여행]1300살 석불이 묻는다 저 아래는 살 만하냐고···


화왕산 중턱에 허공으로 불쑥 내민 거대한 바위인 용선대는 뱃머리를 닮아있다. 그 뱃머리 앞에 석불이 앉아서 이끌고 있다.


쉽게 말하면 용선대가 극락 가는 배이고 돌부처가 선장이다. 다만 용선대 돌부처는 타이타닉호와 달리 침몰하지 않고 한 자리에서 묵묵히 세상의 천변만화(千變萬化)를 지켜봐 왔다. 모질고 고된 비바람 속에서 무려 1300년을 말이다. 세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부처의 주름자락과 손톱모양까지 윤곽이 그대로 남아 있다.


용선대 석불의 난간에 기대서 수십길 아래로 겹겹이 어깨를 끼고 늘어선 산등성이와 마을을 내려다본다. 저 아래 세속마을의 번잡스러움은 멀다.

[여행]1300살 석불이 묻는다 저 아래는 살 만하냐고···


돌부처는 당시 마을 사람들에겐 등대 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산 아래서 자신을 굽어보고 있는 부처를 바라하며 고된 생활을 이겨냈을지도 모를 민초들을 생각해보시라. 지금도 용선대에 가면 정성을 다해 절을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자식 건강하게 해달라, 사업잘되게 해달라, 취직되게 해달라, 시험 잘 보게 해달라고ㆍㆍㆍ.


용선대에서는 석불좌상 앞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풍경도 좋지만, 그보다 용선대에서 좀 떨어진 뒤쪽의 높은 바위에 올라 멀찌감치서 용선대를 바라보는 풍경이 훨씬 더 좋다.


이쪽에서 내려보면 바위와 석불 그리고 그 앞에 손을 모은 사람들과 산아래 마을이 눈에 들어오게 되고 극락세계로 향한다는 '반야용선'의 배 모양이 뚜렷하게 그려진다. 그곳에서 석불 앞에 간절하게 몸을 낮추고 손을 모은 신도들의 모습을 바라보면 마음 한쪽이 뭉클해진다.

[여행]1300살 석불이 묻는다 저 아래는 살 만하냐고···


관룡사도 아름답다. 어귀에는 해학적 표정을 지닌 2m 이상 되는 석장승 2기가 서 있다. 석장승이 제법 커서 절도 꽤 클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일주문도 따로 없다. 절 앞에는 야트막한 돌담장이 있다. 어른 키보다 조금 큰 담장의 어깨 높이의 석벽에는 '佛'자가 새겨져 있다. 여기서부터 불문(佛門)이란 뜻일 것이다.


법당은 오밀조밀하다. 특히 약사전은 처마가 낮고, 석불을 모셨는데 눈높이가 탐방객과 맞았다. 규모가 크면 위압적일 수 있고, 화려하면 소외감을 줄 수 있는데 이 돌부처는 평범하다. 약사전 앞마당에 있는 삼층석탑도 마음을 쏙 빼놓는다. 손을 뻗으면 탑 머리도 만질 수 있는 높이 2m 정도의 '꼬마탑'이다. 처음엔 더 높았으나 부서지고 무너져서 다시 세웠을지도 모른다. 조형미가 좋은 것도 아니고 대단한 멋도 없지만 정감이 간다.


봄기운이 무르익어 꽃내음 향기롭고, 화왕산 진달래도 좋고, 고해의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는 용선대도 아름답다. 우포늪의 새벽풍경은 또 어떤가. 창녕, 지금가면 좋다.


창녕=글ㆍ사진=조용준 기자 jun21@


◇여행메모

[여행]1300살 석불이 묻는다 저 아래는 살 만하냐고···

△가는길=서울에서 가려면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창녕IC에서 빠진다. 톨게이트를 나오자마자 좌회전해 창녕 방면으로 간다. 첫번째 3거리를 지나 4거리가 나오면 우회전한다. 마산 방면 1080번 도로 이정표를 보고 달리다 계성 이정표가 나오면 오른쪽으로 빠진다. 차 한 대 다닐 수 있는 굴다리를 지나 달리면 화왕산 관룡사 가는 길이다.


△먹거리=관룡사 아래 토속고향보리밥(055-521-2516)은 30년 이상 했단다. 된장에 비벼 먹게 나오는 보리밥(쌀밥도 준다)도 맛있다. 영산면 죽사리의 도리원(055-521-6116)은 대나무통밥과 오리훈제 등으로 유명하다. 해마다 가을이면 100여종류의 약초 장아찌를 전시판매한다.


[여행]1300살 석불이 묻는다 저 아래는 살 만하냐고···

△볼거리=창녕의 진산인 화왕산은 억새평원으로 잘 알려져있지만 이맘때는 진달래천국이다. 화왕산은 산들이 솟구쳐 일어난 형상이다. 등산로에서 보면 설악산 암벽 같기도 하다. 뻣뻣하게 솟구친 등산로를 올라서면 움푹 파인 5만평의 억새평원에 울긋불긋 꽃잔디가 펼쳐진다. 부곡온천지구에는 유황을 비롯해 무기질이 풍부한 온천수가 나오는 전국 최대온천지구다. 남사르생태늪지인 우포늪도 빼놓을 수 없다. 새벽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우포늪에 나룻배 한 척이 떠 있는 풍경은 한폭의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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