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지연진 기자] 한나라당 텃밭이자 '경기도의 강남'이라고 불리는 분당을의 신화가 무너졌다. 한 번도 야당 후보가 당선된 적이 없어 야권의 '사지(死地)'로 불리던 분당을에 대한 출구조사 결과 손학규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나타나자 한나라당은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YTN 출구조사 결과 4ㆍ27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손학규 민주당 후보가 54.2%로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44.5%)를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2층에 마련된 상황실에서는 강 후보가 크게 뒤처진 것으로 나타나자 곳곳에서 작은 탄성이 터져 나왔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서병수ㆍ나경원 최고위원도 출구조사 결과에 표정이 굳어졌다. 김 원내대표는 상황실을 빠져나가면서 "예상 밖의 결과"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 최고위원은 "아직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다. 희망은 항상 있지 않느냐"고 말했지만, 방송을 지켜보던 얼굴은 내내 어두웠다.
나 최고위원은 "중구청장 선거도 강릉 펜션 사건 이후 지지율이 뚝뚝 떨어졌다"면서 "결과는 정말 아무도 알 수 없다"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상황실을 나섰다.
한나라당 상황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안상수 대표는 당락의 윤곽이 드러나는 오후 9시께 당사에 들를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에 민주당은 환호와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출구조사 결과에 주먹을 불끈 쥔 채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했다.
함께 방송을 지켜보던 정세균 최고위원도 함박웃음을 지으며 박수쳤고,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믿어지지 않는 듯 두 눈을 크게 뜨며 예상 특표율을 재차 확인하는 모습도 보였다.
차영 대변인은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대한민국의 변화를 택해주신 국민 여러분의 뜻을 받들어서 민주당이 이 변화를 이끌어갈 수 있는 그릇이 될 수 있도록 먼저 변화하고 환골탈태 해 국민이 바라는 미래의 희망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개표 후 분당을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으나 선거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손 대표는 개표 윤곽이 드러나면 영등포 당사를 방문, 선거 결과에 대한 소회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분당을 선거를 승리로 강원도지사 선거와 김해을 선거까지 3곳 모두 야권 단일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김달중 기자 dal@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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