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29일(현지시간) 윌리엄(29) 영국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29)이 런던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결혼식을 마친 뒤 버킹엄궁(宮)으로 돌아갈 때 ‘1902 스테이트 랜도’라는 지붕 없는 4륜 마차가 동원된다.
타블로이드 신문 더 선은 이때 왕실 종복(從僕) 차림의 경호원이 마차에 동승하게 된다고 26일 소개했다.
그의 임무는 ‘만일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몸으로 총알을 막아 왕자를 보호하는 것.
런던 시경은 마차에 무장 경호원 두 명을 동승시킬까 생각했으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한 사람은 말을 몰아야 하는 진짜 왕실의 종복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만일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신부 미들턴은 알아서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는 뜻.
왕실의 한 소식통은 “만일의 사태가 발생했을 때 왕실의 진짜 종복은 말들을 진정시켜야 한다”며 “스테이트 랜도의 유일한 대안이 지붕 달린 방탄 마차지만 의전에 어긋나 제외됐다”고 밝혔다.
‘세기의 결혼식’을 구경하기 위해 결혼식 당일 수십만 명이 거리로 쏟아져나올 것은 분명하다.
경호원들에게는 나중에 별 것 아닌 일로 밝혀질지언정 여차하면 대중 앞에서 무기를 꺼내 들어도 좋다는 허락이 떨어졌다.
앞서 말한 소식통은 “유사시 늦게 반응하느니 경호 차원에서 언제든 무기를 꺼내 드는 게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른바 ‘육탄 경호’는 왕실 사람이 부상 혹은 피살 위기에 직면했을 경우 사용하도록 돼 있다.
미들턴 경호 문제로 전전긍긍하고 있는 당국으로서는 결혼식 날 비가 와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야 신랑·신부를 지붕 있는 방탄 마차에 태울 수 있기 때문이다.
1981년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가 결혼할 당시에도 이용됐던 스테이트 랜도는 원래 1902년 8월 9일 에드워드 7세(1841~1910)의 대관식에 맞춰 제작된 빨간 4륜 마차다.
이진수 기자 commu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