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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식음료업계, 분유·섬유유연제·맥주 등 후발업체가 선발사 추월

[아시아경제 이영규 기자]'40여년만에 분유업체 순위가 바뀌고, 30년만에 섬유유연제 시장에서 2위가 1위를 따라잡고, 17년만에 맥주시장에서 1위가 2위로 내려 앉고…'


수십년동안 동종업계를 호령하며 앞서가던 선발업체들이 후발업체에 잇따라 '덜미'를 잡히고 있다. 특히 후발업체의 선발업체 추월 현상은 분유, 생활용품, 맥주 등 범위를 가리지 않고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어 주목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1970년대 이후 40년 동안 국내 분유시장에서 '영원한 3위'였던 일동후디스는 최근 매일유업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특히 기존 '5대3대2'로 고착화됐던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일동후디스의 분유시장 점유율도 최근 들어 '6대1.5대2.5'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지난달 넷째주(3월21~27일) 국내 굴지의 A대형마트 전국 점포에서 판매된 국내 분유업체 '빅3'의 시장점유율은 남양유업 58.1%, 매일유업 17.8%, 일동후디스 24.2%로 집계됐다. 이는 불과 한달 전인 2월 한달동안의 점유율(남양유업 53.4%, 매일유업 30.3%, 일동후디스 16.7%)과는 비교할 때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이는 최근 매일유업의 일부 분유제품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제기되면서 이 회사 고객중 상당수가 남양과 일동후디스로 이동했기 때문. 업계는 "매일유업이 전열을 재정비하지 않을 경우 이 같은 순위 고착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섬유유연제 시장에서는 부동의 1위로 군림하던 피죤의 30년 '아성'이 무너졌다. 만년 2위를 달리던 LG생활건강이 올 1~2월 피죤을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올라선 것.


시장조사전문기관 닐슨에 따르면 올 1~2월 섬유유연제 시장점유율은 LG생활건강의 '샤프란'이 43%를 기록해 피죤(36%)을 7%포인트 차로 눌렀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07년 48%이던 피죤의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올해는 36%까지 내려앉았다"며 피죤이 시장의 판도를 제때 읽어내지 못하고, 가격정책에 실패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빚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왕의 귀환'으로 비유되는 오비맥주의 '카스'가 하이트맥주의 '하이트'를 17년만에 처음으로 추월한 것도 '대이변'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출고량 기준 오비맥주의 '카스'는 43.1%로 하이트(41.8%)를 1.3%포인트 앞섰다. 단일 브랜드별 점유율 역시 카스의 맏형 격인 카스후레쉬가 40.5%로 1위를 차지했다. 카스가 하이트맥주의 하이트를 제친 것은 지난 1994년 이 제품 출시 후 17년만의 처음이다.


하지만 카스는 2월에는 하이트에 밀려 다시 2위로 떨어졌다. 2월 브랜드별 출고량(면세제외)은 하이트가 475만7000상자(500㎖ 20상자)로 전체의 41.9%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2위는 오비맥주의 카스로 같은 기간 436만3000상자가 팔려 전체의 38.5%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트가 진로와 영업망 뿐만 아니라 조직까지 모두 합치기로 했기 때문에 그 파급력은 대단할 것"이라며 "공격경영에 불을 지핀 오비맥주와 하이트의 향후 맥주싸움도 볼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규 기자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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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규 기자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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