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요청한 성인인증, 스팸문자 차단 기능 추가에는 '묵묵무답'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삼성전자를 고소한 애플이 갤럭시S 등과의 통화품질비교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우리 정부에 아이폰4의 통화품질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협조요청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우리 정부의 아이튠즈 성인인증, 스팸문자 차단 기능 추가 요청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20일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에 따르면 지난 3월 애플의 일본ㆍ아시아 지역 대관업무를 담당하는 애드리안느 바넥 시니어 매니저가 방통위를 방문해 스마트폰 통화품질 결과를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바넥 시니어 매니저는 공정한 상황에서 아이폰4와 갤럭시S 등의 통화품질 평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테스트 결과를 표준화 해달라고 건의했다. 이에 방통위가 100% 같은 상황에서 통화품질 측정은 어려운데다 특정 스마트폰에 대한 통화품질결과는 별도로 발표하지 않을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테스트 결과를 비공개로 해달라고 재차 요청했다.
이후 애플은 한차례 더 엔지니어들을 한국에 파견해 방통위에 통화품질 테스트 결과 비공개를 요구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특정 스마트폰에 대한 통화품질결과를 발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달했는데도 비공개 요구를 지속적으로 해 왔다"며 "통화품질 공개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아이폰의 통화품질 측정은 미국 컨수머리포트 등 언론 매체를 통해 진행된 적은 있지만 정부 주도로 진행된 적은 없다. 애플은 지난해 7월 미국 소비자 전문지 '컨수머리포트'가 아이폰4의 수신 불량 문제는 안테나 디자인의 결함으로 빚어졌다며 이 문제가 해결되기까지는 제품 구매를 추천하지 않겠다고 밝혀 한바탕 고초를 치렀다.
방통위는 스마트폰의 통화품질 측정 테스트를 마치고 결과를 곧 발표할 예정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끊김 현상을 규명하는 선에서 통화품질 테스트 결과가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화품질 문제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며 '비공개'를 요구했던 애플은 방통위의 서비스 개선 요구에는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해 방통위는 아이폰 앱스토어에 19세 미만 청소년들이 성인 콘텐츠를 이용할 수 없도록 하는 성인 인증 절차를 애플 본사에 요구했다. 현재 앱스토어에는 노골적인 성인물은 아예 등록이 안되지만 성행위 체위를 설명하는 등의 일부 성인콘텐츠가 무방비로 청소년들에게 제공되고 있다.
지난 8일 애플의 애드리안느 바넥이 다시 방통위를 방문했을 때도 방통위는 앱스토어의 성인 인증 절차를 요구했지만 애플은 아직 본사와 협의되지 않았다는 대답을 되풀이했다.
아이폰에서 제공하지 않는 스팸메시지 차단 기능 추가와 관련해서도 검토해보겠다는 짧은 대답만 돌아왔을 뿐이다. 아이폰은 스팸메시지를 걸러내거나 차단, 신고하는 기능이 없다. 일부 앱 개발사들이 관련 앱을 만들어 앱스토어를 통해 배포하고 있지만 아이폰 자체에서 지원하는 기능이 아니기 때문에 차단이나 신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앱스토어의 성인인증 절차 추가와 아이폰에서 스팸메시지 차단 기능을 추가해달라는 요청을 해 놓은 상황"이라며 "애플의 검토 결과에 대한 대답은 아직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