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정재우 기자] 국내 1위 전자제품 양판점 하이마트가 한국거래소 상장심사를 통과하며 기업공개를 위한 첫 발을 내딛었다. 하이마트의 상장은 모기업인 유진기업의 숨통을 터줄 기회다. 시장은 유진기업이 2조원 규모의 차입매수방식(LBO)으로 하이마트를 인수하면서 겪은 고초의 대가를 돌려 받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유진의 주가도 이미 강세다. 최근 한달동안 4000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하이마트 상장이 임박하며 5000원대로 올라섰다. 하지만 진정한 수혜자는 하이마트의 지분을 25% 이상을 보유한 선종구 대표라는 평가다.
하이마트는 상장과정에서 신주발행 450만주와 구주매출 261만여주 등 총 30%의 지분을 공모할 계획이다. 업계에서 예상하는 공모가는 6만~8만원 선이다. 이를 감안하면 하이마트에는 약 2700억원에서 3600억원의 공모자금이 유입될 전망이다. 공모자금은 대부분 차입금 상환에 쓰일 예정이다.
하이마트의 최대주주는 38.7%(739만8000주)의 지분을 보유한 유진기업이다. 당초 보유주식은 83만800주였으나 지난해 900%의 무상증자를 실시하고, 100만주를 500억원에 매각했다.
하이마트 창업주 선종구 대표이사 외 2인이 25.7%를, 나머지는 농업협동중앙회 등 재무적 투자자들이 보유 중이다. 선 대표를 포함한 특수관계인 3인은 현재 보통주와 우선주를 포함해 총 410만주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상장 후 지분가치만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유진기업은 하이마트 상장으로 약 4400억원 이상의 지분가치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재무적 안전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이마트 상장이 그룹 전체의 재무리스크에 도움은 되겠지만 위험 자체를 완전히 해소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차입규모가 워낙 컸던 탓이다.
유진기업은 지난 2008년 1월 총 1조9500억원에 하이마트를 인수했지만 차입금 부담과 글로벌 금융위기가 겹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보통주 등 6000억원, 전환사채 3000억원, 대주단 차입 1조1000억원 등으로 인수대금을 마련하면서 1년여 만에 차입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결국 농협, 신한은행 등 금융권으로부터 30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 투자를 받아 재정상태가 개선되는 듯 했지만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다시 유동성에 곤란을 겪었다. 지난해에는 로젠택배 매각 등 자구노력을 통해 부채비율을 크게 낮췄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하이마트 상장이 업계 1위 프리미엄에 힘입어 흥행에 성공할 가능성은 높지만 성장성을 포함해 그룹 리스크를 얼마나 해소할 수 있을지 확실한 답변을 내리기 어려운 상태"라고 조언했다.
임철영 기자 cylim@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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