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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전망 '3% 중후반'으로 수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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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등 물가 상승세 부정할 수 없어"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정부가 본격적인 거시경제 목표 수정 작업에 돌입했다. 물가 전망치는 종전 '3% 수준'에서 '3% 중후반대'로 높이되 성장 전망은 '5% 내외'를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고유가와 경기 회복세에 따라 이미 '비상물가대응체제'를 선포한 상황. 정부는 껍데기만 남은 '3% 수준'에 연연하기보다 적극적인 대응책을 내 놓는게 생산적이라는 결론을 냈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12일 "국제유가가 크게 오른데다 각종 가공식품 가격과 서비스 요금이 줄줄이 인상돼 부정할 수 없는 물가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이 나오는 6월 전에 수정된 거시경제 목표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물가 전망치가 수정되는 대로 경제 유관부처 장관들이 모이는 경제정책조정회의를 통해 부처별 정책에 변화가 필요한지 점검하는 작업도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다만 "상하방 위험이 공존하는 만큼 성장 전망에도 수정이 필요한지 여부에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했다. 일본 대지진과 유럽의 재정위기, 북아프리카 및 중동 지역 산유국의 정국 불안처럼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이 있지만, 세계 경제가 회복되고 있어 수출에 유리한 환경도 조성돼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거시경제목표 수정은 없다"고 버텨온 정부가 입장을 바꾼 건 현실적인 상황 때문이다.


지난 1분기 물가는 1월 4.1%, 2월 4.5%, 3월 4.7%. 단 한 차례도 3%대로 내려선 일이 없다. 한국은행의 물가관리 목표치(3±1%)나 정부의 물가 전망치를 들이대는 건 이미 멋쩍은 일이 됐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통계가 나오던 날, 정부는 "4월 이후 물가가 서서히 낮아질 것"이라고 했지만, 전문가들은 유가와 서비스 요금 상승세를 고려하면 앞으로의 물가 여건을 낙관할 상황이 아니라고 말한다.


국내외 기관들의 움직임도 정부를 압박하는 요인이 됐다. 지난 6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우리나라가 올해 4.6% 성장하고, 물가는 3.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성장 전망은 종전과 같지만 물가 전망은 종전보다 0.5%포인트 높다. 이튿날 LG경제연구원도 성장 전망은 유지하면서(4.1%) 물가 전망은 3.1%에서 3.8%로 높여 잡았다.


11일에는 국제통화기금(IMF)도 가세했다.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처럼 4.5%를 유지했지만, 소비자물가는 예상보다 1.1%포인트 더 올라 4.5%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13일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하는 한국은행도 이런 흐름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한다. 성장 전망은 종전 수준과 비슷하게 유지하되 '3.5%대'이던 물가 전망은 '3%대 후반에서 4%대'로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들 기관이 공통적으로 꼽은 수정 배경은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이다. IMF의 경우 올해 평균 유가를 배럴당 107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종전보다(90달러)보다 17달러 높은 가격이다. IMF는 일본이 본격적인 경제 재건에 나설 내년에는 유가가 연평균 108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제유가 흐름 등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지만, 이미 물가 잡기를 위한 총력전을 벌이고 있어 물가 전망치를 수정해도 정책 기조에 큰 변화가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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