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이슈진단] KAIST위기와 서남표 리더십

시계아이콘02분 05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김동원 선임기자의 쓴소리

[아시아경제 김동원 IT선임기자]

[이슈진단] KAIST위기와 서남표 리더십 김동원 IT선임기자
AD


학생 연쇄자살사건으로 불거진 KAIST(한국과학기술원) 위기가 극한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휴일인 10일 오후에는 '올해의 KAIST인상' 을 받은 최우수 교수마저 연구비 유용 등 혐의와 관련해 자살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한국 과학영재의 요람으로 불리는 KAIST가 잇따른 죽음의 그림자로 패닉상태에 빠져 있어 안타까움과 연민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이대로 주저앉아서는 안된다. 한국 과학기술의 미래가 일정 부분 젊은 그대들의 어깨 위에 달려있지 않은가. 비록 지금은 힘들더라도 국민적 기대를 저버리지 말고 더욱 분발심을 내야만 한다.


KAIST는 이번 위기를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아야만 한다. 흔들리는 서남표 총장의 리더십을 보완할 새로운 방안도 적극 모색해야 한다.
학생들뿐 아니라 교수들까지 서 총장의 리더십에 불만을 쏟아내는 상황은 변화의 불가피성을 예고하는 징표로 풀이된다. 그간 속으로 곪고 있던 학내 문제들이 봇물처럼 터져나오는 형국이다.

서 총장은 지난 주말 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 학업 부담을 호소하는 학생들을 향해 "본인이 MIT 대학 재학시절에는 소방호스를 입에 물고 물을 붓는 것처럼 공부량이 많았다"고 반박했다. 이는 학생들의 고민이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답변으로 총장과 학생간 거리를 더욱 멀게 하는 장벽이 되고 말았다. 서총장은 "좋은 취지의 제도라도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다"는 점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KAIST의 문제는 서총장의 독불장군식 태도에 만족은 커녕 대다수가 불만을 품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차등적 등록금제 뿐 아니라 전과목 100% 영어강의, 재수강 제한 등 서남표 식의 학교 운영방식은 '개혁'이라는 간판을 앞세워 4년여간 브레이크 없는 벤츠처럼 달려왔다. 특히 과학고 등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며 수년째 경쟁에만 내몰리다 대학에 들어와 비로소 사춘기를 맞이하는 학생들에게 여전히 더 높은 강도의 경쟁논리만 강요하는 것은 일종의 족쇄였다. 특히 단 한번의 실패도 용인하지 않는 제도적 옥죄임은 창의와 활달함을 맘껏 구가해야 하는 학생들을 두려움속으로 몰아넣고 말았다.


하지만 올들어 학생연쇄자살사태가 터지면서 일부 교수가 서서히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우리는 행복하지 않다"는 대자보의 외침이나 학생 1인시위만 이어지던 상황에서 교수들까지 드디어 전면에 나선 것이다.


수리과학부 한 모 교수는 학내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서 총장이 사퇴하는 것이 모두를 위해 좋을 것"이라며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그는 "사립대학보다도 높은 등록금에 우수학생을 위한 추가 장학금이 사라진 이유는 학교가 펀드에 무모하게 투자했다가 몇 백 억을 날렸고, 건물공사를 많이 벌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또한 영어강의가 별다른 효과가 없다면서 "본인은 앞으로 모든 강의를 한국어로 하겠다"고 선언, 학내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졸업요건에 '영어강의 30학점 이상 이수' 등을 포함하자는 등의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국민의 세금으로 KAIST 학생들의 등록금을 지원함에도 불구하고 과학기술 창달이라는 당초 대학 설립 취지와 달리 의학전문대학원 진학 등 '샛길'로 빠지는 학생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따라서 이같은 사례에 대해서는 재학시절 지원해준 등록금 일체를 학교측에 반납토록 하는 등 제도적 보완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세계 최고 대학을 일구겠다는 서 총장의 지향점은 옳다고 본다. 미국 MIT를 롤모델로 설정해 학생들을 자극하고 채찍질하는 것도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현행 학사운영방식에는 분명히 많은 결함과 문제점이 있어 보인다. 특히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 대신 독선의 무소불위 리더십에 빠져있다는 점은 가장 우려되는 대목이다.


리더는 선각자도 선구자도 아니다. 조직 구성원들과 발을 맞추면서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세르파일 뿐이다.


서 총장에게는 지금 두 가지 선택이 기다리고 있다. 우선 이번 사태로 불거진 카이스트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스스로 환골탈태의 자세로 학사운영방식 원점 재검토 등 완전히 새롭게 변신하는 선택이 가능할 것이다. 아니면 더 늦기 전에 용퇴해 새로운 리더십에 카이스트의 미래를 맡기는 방식이다.


AD

KAIST는 11~12일 이틀간의 휴강을 통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12일 오후에는 학생과 서총장과의 대화가 다시 한번 예정돼 있고, 15일 열리는 긴급 KAIST 임시이사회에서는 자살방지대책을 비롯한 현안 타개책이 폭넓게 논의될 전망이다.


KAIST가 하루빨리 제자리를 찾고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사랑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다.




김동원 IT선임기자 dw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