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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기업, 덩치 걸맞은 사업에 집중해야

시계아이콘00분 59초 소요

재벌들의 몸집이 이명박 정부 출범 후인 지난 2008년 4월 이후 이달 초까지 3년간 비대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삼성, 현대자동차 등 20대 대규모 기업집단의 계열회사 수가 678개에서 922개로 36%, 자산총액은 1054조4000억원으로 54.2%나 각각 증가했다. '기업 프렌들리'를 표방한 현 정부의 정책이 결과적으로 '대기업 프렌들리'로 나타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불러올 만하다.


가장 약진한 기업은 재계 2위인 현대차그룹으로 자산이 2008년 74조원에서 이달 초 126조7000억으로 71.2%나 급증했고 계열사는 27개에서 최근 인수한 현대건설을 포함해 63개로 75% 늘었다. 재계 1위인 삼성그룹의 자산은 230조9000억원으로 59.9%, 계열사는 2008년 59개에서 올해 78개로 19개 증가했다. 전반적으로 상위권 재벌의 몸집이 크게 비대해져 자산의 상향 이동이 가속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재벌들이 미래를 대비한 신수종(新樹種)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기업을 인수하거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계열회사를 새로 만드는 것을 탓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지난 3년간 재벌들의 몸집이 크게 늘어난 배경과 원인이 꼭 그런 것만은 아닌 듯싶다. 중소기업 고유 업종이 폐지됐고 대기업들의 출자총액 제한 제도가 없어져 수년 전부터 대기업들은 업종과 투자 규모에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게 된 것이다.


그 결과 많은 대기업이 하청 기업을 사들여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그룹 전체의 자재를 구매하는 회사도 만들었다. 따라서 주력 사업이 무엇이든 간에 어느 재벌이나 화학, 전기, 건설회사, 광고대행사까지 거의 모든 업종을 문어발처럼 계열사로 끼고 있는 형국이 됐다. 게다가 최근 도마에 올랐듯 재벌 총수의 자녀가 회사를 만들고 계열사들이 여기에 일감을 몰아주어 변칙 상속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직접 규제하지 않더라도 대기업들은 주력 산업에 매진하고 글로벌 기업과 경쟁해야 한다. 돈이 된다고 이것저것 영세사업자나 중소기업의 품목까지 손대서는 안 된다. 부의 대물림을 위해 계열사를 이용하는 구습도 멀리해야 한다. 그래야 기업도 튼튼해지고 '동반성장'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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