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월가 투자기관들이 매 년 두 자릿수 성장을 하고 있는 중국 보험업계를 정조준 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8일 프랑스 보험사 악사(AXA)로부터 중국 비상장 보험사 타이캉(泰康)생명보험의 지분 12.02%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인수 가격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9억달러를 조금 웃돌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06년부터 타이캉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악사가 지난달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로부터 회사 지분 15.6%를 12억달러에 골드만삭스가 이끄는 컨소시엄에 매각해도 좋다는 승인을 얻은데 따른 것이다. 골드만삭스가 이끄는 컨소시엄에는 싱가포르투자청도 포함돼 있다.
타이캉생명보험은 일본 소프트뱅크가 지분 일부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지분 대부분을 중국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국유기업이다. 타이캉생명보험은 중국 정부가 국유기업들의 해외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기회를 틈 타 골드만삭스와 손 잡고 국내외 투자 및 보험상품 개발 분야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타이캉생명보험이 골드만삭스와 손을 잡으면서 올해 홍콩 주식시장 기업공개(IPO)를 통해 30억~40억달러 가량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타이캉생명보험 투자를 통해 지난 1994년 거뒀던 보험사 '통 큰' 투자 수익 재현을 기대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보험업계가 월가 투자기관들에게 투자의 보증수표로 통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994년 모건스탠리와 함께 중국 핑안보험에 3500만달러씩을 투자했었는데 두 회사가 2005년 핑안보험 지분 9.91%를 10억달러에 매각하면서 쏠쏠한 차익을 챙겼다.
또 사모펀드 칼라일과 TPG는 중국태평양보험과 핑안보험에 투자해 만족할만한 투자 수익을 낸 대표 성공사례들로 꼽히고 있다.
월가의 중국 보험업 투자가 줄을 잇는 것은 중국 보험업계가 빠른 경제성장과 맞물려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2009년 기준으로 1240억달러의 보험료 수익(premium income)을 거둔 중국의 생명보험 시장이 향후 10년동안 연 평균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최근 중국 보험업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상향조정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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