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유망주' 서주원 선수 후원....HYUNDAI 글자 선명한 F1 머신 눈길
[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이정일 기자] 소년의 꿈은 세계 챔피언이다. 최고 시속 350km, 0.001초의 피말리는 승부가 펼쳐지는 꿈의 스피드 축제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가 되는 것이다. 'F1(포뮬러원) 그랑프리' 챔피언을 향한 17살 소년의 발칙한 도전에 현대자동차도 힘을 보탰다.
8일(현지 시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 세팡서킷에서 2박3일 일정으로 개막한 '말레이시아 F1 그랑프리'. 경기를 앞두고 긴장감이 극에 달한 가운데 HYUNDAI라는 글자가 또렷이 새겨진 F1 머신이 모습을 드러냈다. F1 등용문인 'JK레이싱 아시아 시리즈'(전 포뮬러 BMW 퍼시픽)에 참가하는 한국 대표 차량이다.
레이서는 경기도 성남시 늘푸른고 2학년 서주원(17·이레인팀)군. 이 대회에 참가했던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어린 나이다. 2008년 모터스포츠에 입문해 지난해 코리아 카트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두각을 나타낸 F1 유망주다.
140마력의 경주차들이 경주하는 JK레이싱 아시아 시리즈는 올해 총 6번의 경기를 치르는데 말레이시아 대회가 첫번째다. 서 군에게는 이날이 F1 데뷔전인 셈. 현대차도 F1 드라이버 후원이 처음이다.
JK레이싱은 1년 경기 참가비가 4억원 정도인데다 하루 연습 주행에만 100~200만원이 들어간다. 경제적인 부담이 만만찮다는 사연을 접한 현대차와 STX가 선뜻 후원사로 나섰다. 특히 현대차는 서 군의 올해 활약에 따라 내년에는 후원금을 대폭 늘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지난 해 전남 영암에서 F1 대회가 처음 열렸을 때도 이렇다할 활동이 없었다.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인데도 세계적인 자동차 대회에 소극적이었다. 따라서 이번 후원은 그간의 '거리두기'를 접고 '끌어안기'에 나서는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사내에 'F1 TF(태스크포스)'도 구성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F1 마케팅에 본격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F1 그랑프리는 경기당 평균 관람객이 20만명, 전세계 TV 시청자 수가 184개국 6억명에 달하는 빅이벤트다. 그동안 벤츠와 BMW, 토요타 등 세계적인 회사들이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해 F1 팀을 운영한 것도 그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은 모두 F1 그랑프리를 통해 성장해왔다"며 "F1 유망주의 후원사로 나선 현대차가 향후 어떤 활약을 펼칠지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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