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검은 금'이라는 별칭은 이제 석유가 아닌 석탄에 붙여야 할 듯하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유출 사고 이후 원전을 대체할 에너지원으로 석탄이 각광 받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 전문 방송 CNN머니는 주요 석탄 관련주로 구성된 마켓 벡터스 석탄 상장지수펀드(ETF)가 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난달 11일 이후 13% 급등했다고 5일(현지시간) 전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원전 사고로 많은 나라가 에너지 정책을 원전에서 다른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면 풍력ㆍ태양열 등 대체 에너지 산업이 뜰 것이라면서도 최대 수혜 종목은 석탄주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례로 독일은 지난달 15일 1980년 이전 지어진 7개 노후 원전의 가동을 잠정 중단했다. 그 결과 유럽 시장에서 석탄 가격이 폭등했다. 유럽 시장에서 거래된 발전용 석탄 가격은 지난달 10~16일 t당 123달러(약 13만 원)에서 133달러로 8.1% 치솟았다.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는 유럽의 석탄 가격이 내년까지 t당 145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지스밸류펀드의 스콧 바비 매니저는 "많은 국가가 원전의 안전성에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천연가스 말고 원전을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에너지원이 석탄"이라고 강조했다.
주요 석탄 수출국인 호주에서 발생한 홍수로 수급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석탄 가격을 올리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2009년 현재 호주의 연간 석탄 생산량은 세계 총 생산량의 5.7%인 4억4000만t으로 중국과 미국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수출은 2억8900만t으로 세계 수출시장의 26.5%를 차지했다. 그러나 호주 동북부 퀸즐랜드주를 강타한 홍수로 석탄 생산량은 450만t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투자업체 로버트W베어드의 크리스틴 테작 수석 애널리스트는 "석탄 가격이 유가와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다"면서 "유가가 최근 30개월만에 최고치를 찍으며 고공 비행하고 있기 때문에 석탄 가격도 급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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