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번역 오류 파문을 빚은 '한·EU FTA 비준안 철회 동의'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남경필 위원장은 "정부가 제출한 비준동의안이 두 번에 걸쳐 철회된 것은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협정문에 정확성을 기하기보다 가시적인 성과를 위해 같은 실수 를 두 번 한 것은 책망받아 마땅하다. 위원장으로 유감과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비준안 철회 동의 문제는 야당 의원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박주선 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국회가 행정부의 꼭두각시도 아니다"며 "철회를 하려면 207군데의 번역오류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회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문제삼았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도 "사과드린다"며 "정오표는 분량이 되는데 위원장이 결정하면 제시토록 하겠다"고 말했고 남 위원장은 번역오류 내용을 외교통상부가 제출하는 것을 전제로 토론을 진행하자고 설득에 나섰다.
박 의원은 "국회가 행정부 시녀인가 행정부가 가지고 노는 장난감인가"라고 강력 반발하면서 "기존안에 어떤 번역오류가 있는지 알아야 토론하고 철회를 의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도 "위원회에 정오표를 제출하지 않고 철회를 동의해서는 안된다'며 " 외통위 차원에서 국회가 (비준안의) 한글판을 검증할 수 있는 기구를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우 한나라당 의원은 "비준안 번역 오류 문제와 관련 정부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을 것"이라면서도 "하루빨리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더군다나 다른 FTA 비준안도 번역의 오류가 있는지 철저히 따져야 한다는 의미에서 비준안 철회는 동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당 윤상현 의원은 "오늘 상임위는 비준안 철회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부 측에서 207건의 오류 있다고 하는데 일단 철회하고 정오표를 받는 것은 나중에 하자"고 밝혔다.
남 위원장은 이에 10시로 예정된 본회의 일정을 언급하면서 "정회한 뒤에 정부에서 외통위원 모두에게 자료 열람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오후 1시 30분에 철회할 수 있도록 회의를 속개하겠다. 오늘 중에는 철회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말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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