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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 월드그랑프리' 이르면 2013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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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유럽연합(EU)과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세계 최대 모터스포츠 대회인 ‘포뮬러1 월드챔피언십(F1)’에 견줄 만한 전기자동차 경주대회의 창설을 추진 중이라고 3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1의 주최기구인 FIA의 장 토드 회장은 FT와의 인터뷰에서 EU 집행위원회로부터 전기자동차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끌어올리기 위해 전기자동차 그랑프리의 창설을 제안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FIA는 BMW에서 연구개발(R&D) 책임자를 맡았던 부르크하르트 괴셀 박사를 선임해 전기자동차 위원회를 설립했다고 토드 회장은 말했다. 그는 “FIA에 조만간 차세대 에너지 분과를 신설할 것이며 이르면 오는 2013년 FIA가 주최하는 첫 전기차 세계 대회가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안토니오 타자니 EU 산업담당 집행위원이 토드 회장과 전기차 레이싱대회 개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타자니 집행위원은 지난 12월 파리를 방문해 “유럽 자동차 산업의 궁극적인 전환을 위해 실질적인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EU 회원국들에 전기자동차의 보급 확대를 촉구해 온 그는 대중들의 관심을 전기자동차로 이끌기 위해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F1의 미디어 영향력을 활용하자는 뜻을 밝힌 적도 있다.

이미 일본의 도요타와 닛산,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 유럽의 PSA푸조시트로엥 등이 전기자동차 상용 모델을 내놓고 있으며 르노·다임러·BMW같은 글로벌 자동차업계 강자들도 전기차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었다. 업계와 정책입안자들은 전기자동차 시장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해 충전소 등 공공기반시설 투자를 늘리고 전기차 구입시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EU는 유럽투자은행의 ‘그린카 이니셔티브’를 통해 자동차업계에 60억유로 이상의 대출을 승인해 지원에 나섰다. 타자니 집행위원은 “미래 유망산업인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중국·미국 등 경쟁국들이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각 EU 회원국에 공용 전기자동차 충전소 등 전기차 보급 확산 방안을 촉구하고 있다.


토드 회장은 F1의 세계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그린에너지 등의 이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는 한편 F1 등 각 챔피언십 참가팀들에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 기술의 도입을 권장해 왔다. 전기차 세계 대회 개최는 그의 전략과도 충분히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반발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토드 회장은 2013년 시즌부터 하이브리드 터보차저 엔진을 채택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으나 F1 운영권을 장악하고 있는 버니 에클스톤 F1매니지먼트(FOM) 회장 측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승을 위해 머신의 성능을 극대화하기를 원하는 참가팀들과 경기 흥행을 바라는 경영진들은 대회의 박진감을 저해하는 친환경 요소의 도입에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토드 회장은 “제조업체들은 기술 개발에 큰 흥미를 보이고 있지만 반면 레이싱 업계는 친환경 기술이 비용이 많이 들지만 높은 성능을 내는 것과는 관계없다는 이유로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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