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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명 청개구리’ 글로벌 공습 두산 ‘건설기계 名家’ 꿈이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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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후반 국내 대기업 손 털던 중장비 역발상 투자 그룹 주력사업 육성

‘작전명 청개구리’ 글로벌 공습 두산 ‘건설기계 名家’ 꿈이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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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브랜드 밥캣 정상화 본격시동… 세계시장 공략 ‘라인업’ 완성

최근 10년 간 ‘남들이 안 하는 짓’만 골라서 했다. ‘미쳤다’ ‘곧 망하겠구나’ 등 별 이야기를 다 들었다. 모기업(OB맥주)을 매각했고, 본사 사옥도 팔아치웠으니.(웃음). 새로운 일을 시도할 때 불가능이란 전제를 생각해 본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은 “불확실성에 모험을 하지 않는다면 기업의 신성장동력은 어디서 만들 수 있느냐”고 했다. 철저한 분석을 마쳤다면 긴장감을 유지하는데 이만한 게 없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재무통’이다. 첫 직장인 한국외환은행을 떠나 두산가에 합류한 뒤 재무 관련 업무와 그룹 기획조정실을 거쳐 총괄 그룹 회장직을 맡고 있다. 기업의 실무를 밑바닥부터 몸소 체득하며 대형 인수합병(M&A)을 성공적으로 추진, 두산을 글로벌 기업으로 바꿔 놓았다. 그는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해야만 추구하는 눈높이가 달성 됐고, 리스크를 파악하는데 초점을 맞춰 긍정적 결과를 얻었다”고 했다.

‘작전명 청개구리’ 글로벌 공습 두산 ‘건설기계 名家’ 꿈이 익는다


“전례 없는 경영전략은 겉에서 봤을 때 잘하는 것처럼 보였을지 모른다. 그러나 내부적으론 절체절명에 부딪혔던 과정이 여러 번 있다. 10여 년 간 5∼6번 정도? 절체절명의 순간이 반복되니 적응이 되고, 해결하는 요령이 생기더라.” 지난해 박 회장이 IMG세계경제연구원에서 밝힌 내용이다. 남들이 리스크 부담에 도전하지 않은 사업 분야가 두산그룹의 신성장동력이 되고 있는 셈. 남들과 반대로 움직이는 청개구리 경영전략이 바탕이 됐다.


시대를 꿰뚫은 박용만 회장의 혜안


현재 두산그룹의 심장 역할을 하는 회사는 두산인프라코어다. 과거 식음료가 중심이었다면 중공업, 정확히 말하면 건설중장비 사업을 강화했다. IT 등 첨단산업에 집중투자를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건설중장비는 90년대 후반부터 삼성중공업 등 대기업들이 손을 털던 사업분야다. 굴삭기와 휠로더의 건설중장비산업이 하향곡선에 접어들 것이란 분석이 한몫 거들었다.


‘작전명 청개구리’ 글로벌 공습 두산 ‘건설기계 名家’ 꿈이 익는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달랐다. ‘역사는 반복되고, 첨단산업의 시대가 와도 중장비기계 부흥기가 반드시 올 것이다.’ 박용만 회장은 이렇게 생각한 듯하다. 과거 인수했던 한국중공업과 대우종합기계를 꾸준히 키워 두산인프라코어로 2005년 사명을 변경했고, 2007년엔 글로벌 브랜드 밥캣을 인수했다. 당시 소요 비용은 무려 49억 달러(당시 약 4조5000억 원). 시장에선 그룹 전체의 자금 유동성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M&A를 진두지휘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당시 그룹 부회장)의 경영 자질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밥캣을 잘 샀다. 대단히 만족한다. 공격적으로 인수했고, 조만간 성과를 거둘 것이다.”(2007년 11월 9일 밥캣 인수금융 서명식에서) 철저한 재무제표 분석과 성장 가능성을 수십 번 따졌던 그다. 혜안을 바탕으로 꼼꼼한 재무제표의 분석과 향후 가능성을 읽어 내는 것이 CEO의 능력이요, 리더십이다.


‘작전명 청개구리’ 글로벌 공습 두산 ‘건설기계 名家’ 꿈이 익는다


여기서 잠깐. 박 회장의 경영 혜안의 깊이를 짐작해 볼 수 있는 일화 한 토막(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통한 트위터를 가장 잘 활용하는 미래형 CEO로 워낙 유명한 만큼 다른 사례를 소개한다). 때는 1996년 7월. 두산은 ‘길 따라, 물 따라’란 제목의 사외보 100만 부를 발간했다. 국내 여행지와 주변 맛집을 정리 한 책이다.


프랑스의 미슐랭가이드처럼 전문가들의 맛 평가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산과 계곡, 주변의 음식집을 위한 책. 당초 제작 의도는 맛집 소개를 통해 OB맥주 등 주류 판매량을 높여볼 요량이었지만 박 회장의 ‘입김’이 작용, 내용을 충실히 했다는 후문이다.


또 148면을 알차게 채웠으니 제작비도 만만찮았지만 무료로 배포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최근 가장 인기가 많은 앱(App)같은 컨텐츠를 미리 만들었던 셈이다. 박 회장은 CEO인 동시에 손꼽을 만한 미식가다. 현재 지인들과 2주에 한 번씩 맛집을 찾아다닐 정도로 적극적이며, 늘 새로운 음식을 먹고 맛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그의 경영의 중심에 소통이란 매개체가 생겨난 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사업은 먹는 것과 같아서 직접 느끼고, 사람들과 소통한 뒤 자기만의 시간을 갖으며 꼼꼼히 따졌을 때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밥캣을 인수하기 직전까지 새로운 출발점으로서 재무제표를 꼼꼼히 따졌고, 임원들과 인수 후에 가능성에 대해 논대해 논의를 했다. 무리하게 인수기업을 삼키기 보다는 각 기업의 문화가 서로 융합될 수 있게 시간을 두는 구체적 내용까지 의논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지인에 의한 경영의 틀을 최소화 한 뒤, 자연스레 시스템을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식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밥캣 인수가 국내 기업의 해외 M&A의 성공적 사례로 꼽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게 5년이 흐른 지금. 두산인프라코어의 진가가 발휘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과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제 위기를 겪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성장세다. 매출 4조3176억 원, 당기순이익 383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2%, 142%가 증가한 수치다. 밥캣도 약 21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 전년 대비 55% 성장했다.


성장세 지속 “진가발휘 지금부터”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중국과 신흥시장이 급성장함의 수혜를 고스란히 받고 있어 매출 상승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평가했다. 이재원 동양종금 애널리스트는 “재무구조가 개선됐고, 중국·일본 등 우호적인 영업 환경이 긍정적”이라는 말했다. 하석원 우리투자장권 연구원은 “중국 관련 최대 수혜주로 상반기 기계업종 최선호주”라고 강조했다.


밥캣 인수로 선진국과 신흥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했던 것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실제 지난 달 22일 미국에서 열린 콘엑스포에 참가,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콘엑스포는 3년마다 개최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건설중장비 전시회로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다.


조봉호 두산인프라코어 부사장은 “밥캣 등과의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통해 2012년 건설기계분야에서만 12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려 글로벌 톱 3 업체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시장의 반응이 좋다. 원거리에서 손과 팔만으로 굴삭기를 작동하는 마스터-스레이브 제어시스템이 공개, 주목을 받았다. 70톤 급 굴착기, 23톤 급 소선회 굴착기 등 58개 모델 공개해 제품기술력도 증명했다는 평이다. 중장비 건설사업이 향후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확실히 자리매김을 한 셈이다.


경영과 영업 여건도 좋아졌다. 중국과 신흥시장서 확고한 입지를 굳혔고, 대지진 등 일본 재건 사업에 꼭 필요한 것이 중장비 건설기계다. IT, 서비스 등 사업분야가 레드오션으로 변한 상황에서 중장비 건설사업은 블루오션 시장인 동시에 독점적 지위 확보도 가능해졌다.


최근 안토니 헬샴 CEO의 영입을 통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효과적으로 늘려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볼보를 세계 3위 건설기계업체로 키운 장본인이다. 그가 부여 받은 임무는 ‘글로벌 톱 3 등극’이다.


“2015년 글로벌 톱 3 간다” 자신감


두산인프라코어는 2015년 매출액 17조 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해외진출과 R&D 투자, 경영 혁신으로 승부수를 띄울 예정이다. 기존 강세를 보였던 중국과 미국 시장 외에 중남미, 러시아 등 유럽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췄다. 유럽 시장에 능통한 안토니 헬샴 CEO를 영입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이미 영업 네트워크 확대, 지역 특화 마케팅, 고객 니즈에 맞춘 신기종 개발, 제품 라인업 확대 등 지역별로 차별화된 영업 전략을 수립했다”고 말했다. 수익성 향상을 위한 고부가가치 매출을 위해 의료, 에너지, 항공/군수 등 분야에서도 대형 및 복합가공, 정밀가공 장비들에 대한 영업 활동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과감한 R&D 투자로 미래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고유가 시대를 맞이해 개발에 나선 하이브리드 굴삭기는 벌써부터 세계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하이브리드 굴삭기는 디젤 엔진 이외에 전동기 및 전기 저장 장치를 추가로 장착해 공회전, 감속 등으로 버려지는 에너지를 전기로 저장하여 엔진 출력을 보충한다.


2014년 양산을 목표로 지식경제부에서 180억 원을 지원 받고 국내외 9개 연구 기관이 컨소시엄을 구성, 두산인프라코어에서 총괄하여 개발이 진행 중에 있다. 하이브리드 굴삭기는 이산화탄소 35% 저감 효과와 35%의 연비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고, 성공적으로 개발만 된다면 한대 당 연간 2000만 원 이상의 연료비가 절감이 된다. 그린 엔진 기술도 두산인프라코어만의 경쟁력으로 만든다는 복안이다. 선진국의 배기가스 등의 환경적인 규제에 착안, 시장 환경 변화에 능동적인 대처다. 그린 엔진은 2016년까지 개발 완료를 목표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국내는 좁다, 해외서 수익 퍼올린다


‘작전명 청개구리’ 글로벌 공습 두산 ‘건설기계 名家’ 꿈이 익는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콘엑스포 2011 행사장 전경.

두산인프라코어는 2015년 중장비 건설기계부분 글로벌 톱3 기업으로 성장의 답을 해외에서 찾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 굳히기를 위해 과감한 투자에 나선다.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장쑤성 쑤저우에 연 9800대 규모의 소형 굴삭기 공장을 건설에 나섰고, 2013년엔 1만2000대까지 생산 규모를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디젤엔진 공장 건설을 위해 1억1000만 달러(한화 약 1천100억 원)를 투자, 글로벌 디젤 엔진 업체로 기반도 닦았다. 디젤엔진 공장은 7월부터 건설 기계용 디젤엔진을 생산하고 2013년부터 차량용 디젤엔진도 생산, 2018년까지 연 10만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특히 차별화된 ‘SAN(Service Assurance Network)’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SAN이란 반경 100㎞이내 장비는 해당 A/S센터가 12시간 이내에 처리토록 하여 고객 만족도를 97%이상 실현하는 것을 말한다. 중남미는 중국 다음으로 신경을 쓰는 시장이다. 건설기계 시장의 고성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중국 못지않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브라질은 남미 굴삭기 시장의 56% 규모로 두산인프라코어는 국내 건설기계 업계 최초로 브라질 공장 건설을 통해 중남미에 진출할 계획이다. 브라질 상파울루 주에 총 6000만 달러(한화 약 650억 원)를 투자해 연 1500대 규모의 굴삭기 공장을 신규 건설한다. 2012년 하반기 본격 생산에 들어갈 예정으로 22톤 굴삭기가 주력 기종이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는 브라질 굴삭기 시장의 8%를 점유하고 있으나 공장 건설에 따라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2015년까지 20%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굴삭기 생산도 단계적으로 2500대 규모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밖에도 인도, 러시아, 중동, 유럽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공격경영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이코노믹 리뷰 김세형 기자 fax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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