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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양 포스코 회장 ‘만원의 고민’

철강가격 인상안 두고 ‘수익성 vs 시장 파장’ 최적의 묘수찾기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철강가격 가격 인상안을 놓고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1만원을 더하냐, 빼느냐'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빠르면 이번주 안으로 가격 인상안 발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의 수익성도 지키고,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에도 협력하는 태도를 보이기 위한 최적의 묘수를 찾기 위해서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25일 담당 임원들로부터 4월 이후 철강제품 가격 인상안에 대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생산ㆍ마케팅ㆍ원료 수급 담당자들의 의견과 국내외 가격을 전망하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도출한 결과를 종합해 철강제품 가격안을 작성하며 이를 토대로 정 회장이 최종안을 결정하는 순으로 진행된다.


인상은 필연적이라는 안에는 공감하지만 정 회장은 취임 이후 실무진들의 의견보다 약간 낮은 선에서 가격을 결정해왔다. 업계 1위 기업으로서 수요산업에 미칠 영향을 총괄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그동안은 되도록 원가절감을 통한 자체 흡수분을 늘리고 인상률을 최소화 해야 한다는 생각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정 회장의 고민은 마찬가지다. 시장에서 예측한 인상안은 제품별 평균 t당 15만~20만원선이다. 20만원을 올릴 수 있다면 포스코로서는 더할 나위 없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원료가격과 철광석 가격이 급등했지만 가격 동결을 유지해 왔다. 20만원을 올리면 올해 공급사와 계약한 인상분을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바람일 뿐, 실제 가격은 15만원을 기준으로 1만원을 얹거나 빼는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게 철강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2만원의 차이지만 포스코로서는 굉장히 크다.<표 참조>


포스코의 주력 생산제품인 열연강판과 후판, 냉연강판의 지난해 2ㆍ4분기 생산량에 이번 인상 예상안을 단순 대입해 보면, t당 16만원을 인상할 경우 3개 제품의 매출액은 7조640억6000만원, 14만원을 올리면 6조9389억6000만원으로 무려 1251억원의 차이가 발생한다.


지난 11일 일본 지진해일 여파로 일본 철강사들의 수출 물량이 줄어들면서 수요업계가 포스코에 생산 확대를 요청해 둔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생산량이 늘수록 금액의 차이는 더 벌어진다. 분기별 가격 결정제도까지 포기하고 올해부터 상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지만 포스코는 아직 이를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올리면 추가 인상 시도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 정 회장도 결정을 내리기가 어렵다.


철강업계 고위 관계자는 "포스코로서는 정부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 않겠느냐"라면서 "최근 정유사와 한국전력에 대한 정부의 강한 압박을 본 포스코로서는 원하는 만큼 올리지도 못할뿐더러 최소한의 인상을 용납할 수 없다는 분위기에 맞춰 '성의'를 보여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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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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