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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원자력 발전소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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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원자력 발전소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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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이 겪고 있는 사상 최악의 재난은 진도 9 규모의 대지진과 이로 인한 거대한 쓰나미로 시작됐다. 하지만 뒤이어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인에게 공포를 가져다 준 것은 바로 지진 피해 지역의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였다. 텔레비전으로 실시간 중계된 '수소 폭발' 장면과 '보이지 않는 방사성 오염'의 두려움 앞에서 동나는 생수병에 이르기까지 세계인들은 '불편한 진실'을 목도해야 했다.


이번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지구온난화 위기를 가져온 화석에너지를 대신할 수 있는 대용량 에너지원으로 일본이나 우리나라 같은 에너지 빈국의 전력 생산에 큰 몫을 해왔던 원자력발전의 무서운 이면을 보여주었다. 이 사고로 가장 완벽한 방어시스템을 갖췄다는 원전의 안전성에 대해 세계 곳곳에서 다시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으며, 독일 정부는 이번 일본 원전 사고를 계기로 그동안 강력히 추진해오던 원전폐쇄 기한 연장계획 철회를 고려하겠다고 발표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현재 우리에게는 원자력을 대신할 수 있는 단기적 처방이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인류가 가진 대규모의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방법 가운데 지금까지 원자력만큼 안전하게 운영된 기술 또한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화석연료의 한계와 기후변화라는 인류가 당면한 시급한 문제 앞에서 늘어만 가는 전력수요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원자력의 활용은 적어도 지금 당장은 어찌할 수 없는 대안인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일본 원전 사고 이후로 원자력발전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의 목소리가 커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별다른 단기적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희박한 확률이지만 돌이킬 수 없는 사고의 위험성을 눈앞에서 목도한 우리 국민들이 원자력 활용의 앞날에 관한 현명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 필요한 몇 가지 고려사항이 있다.

먼저 원전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안전도를 한 단계 더 높여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겠다. 지금까지도 안전성 확보를 위해 노력해왔지만 더욱 경각심을 가지고 예방 대책을 마련하고,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원전 사고의 확률이 기적이 일어날 확률과 같을 정도로 희박하다 하더라도 이번 사고에서와 같이 '모든 일어 날 수 있는 일은 일어난다'라는 머피의 법칙을 염두에 두고 철저한 관리가 이어져야 한다. 특히 관련 원자력계 전문가와 이해당사자만이 아닌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투명하고 열린 국가 원자력안전체계 확립도 국민의 불안을 다스려 나갈 중요한 방안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우리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문제의 근원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녹색기술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에너지원 개발의 가속 페달을 더 깊숙이 밟아야만 한다. 신재생에너지의 비율을 점차적으로 늘려가는 것과 동시에 핵융합과 같은 고밀도 대용량 에너지 공급이 가능한 차세대 에너지원의 개발을 가속화해야 한다. 새로운 대용량 에너지원 개발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 만큼 화석에너지를 대체하고 점차적으로 원자력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원의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만 한다.


우리에게 원자력은 당장 사용할 수 있는 '현금'에 비유할 수 있다. 이에 비해 현재 개발 단계인 핵융합에너지 등 미래 에너지원들은 큰돈이 될 '약속 어음' 같은 존재다. 어음만 믿고 당장의 현금을 포기할 수 없듯 우리는 지금 당장의 현실인 원자력 에너지를 더욱 안전하게 만들어 지혜롭게 활용하되 새로운 에너지의 조기 개발을 위해 과학기술에 바탕을 둔 균형 있는 현명한 투자가 필요할 때다.




이경수 국가핵융합연구소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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