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성장협약 첫 타석에 '현대차 그룹'… "4200억원 자금지원"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현대자동차 등 6개 현대차 그룹 계열사가 29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롤링힐스 호텔에서 1585개의 1차 협력사와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을 맺었다. 동반성장지수 평가대상인 대기업이 동반성장 협약을 체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3차 협력사까지 약 6000여개의 하도급 업체를 두고 있어 협약 체결과 이행 과정에 쏠리는 관심이 더욱 높다. 현대차 그룹은 이날 협약에서 6개 기업이 42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고, 구매담당 임원 평가에도 동반성장 실적을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동반성장 협약 이행 여부를 평가하는 공정거래위원회는 현대차 그룹을 시작으로 동반성장지수 평가 대상인 56개 대기업들이 다음 달 순차적으로 협약을 맺어 내년 초 모두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협약 체결에 참여한 기업은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위아, 현대로템 등 6곳. 모두 2011년 동반성장지수 평가대상에 포함된 대기업들이다.

현대차 그룹은 협약에서 공정한 하도급거래 질서 확립을 위해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을 위한 바람직한 계약체결 ▲협력업체 선정·운용 ▲하도급거래 내부심의위원회 설치·운용 등 3개 분야에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운영하겠다고 했다.

현대차 그룹은 아울러 42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협력사에 지원하고, 펀드와 네트워크론 등으로 1700억원을 별도 지원할 방침이다. 2500억원에 이르는 직접 지원 계획도 세웠다. 현대차 그룹은 이와 함께 하도급대금 현금성 결제비율을 100%로 유지하고, 매월 4차례 대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연구개발(R&D) 협력도 약속했다. 현대차 그룹은 기술지원단을 운영하고, 공동 R&D에 나서 신제품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특허권을 주거나 특허를 공동 출원하고, 기술을 이전하는 데에도 협조하기로 했다.

현대차 그룹은 더불어 구매담당 임원 평가에도 동반성장 실적을 반영하고, 위탁관련 정보 통보 시스템을 운영할 계획이다. 공정위가 꾸준히 기업들에게 요구했던 내용이다.

현대차는 더불어 협력사의 원가 절감을 위해 원자재를 일괄 구매해 지원하는 데에 1조3850억원을 집행하기로 했다.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은 지난달 공정위의 15대 대기업 대표(CEO) 간담회에서 "자동차 원가의 43%가 철강 가격"이라면서 "335개 1차 협력사에 철강을 공동 구입해 제공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5500여개 2, 3차 협력사에도 철강을 제공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그룹은 이외에도 1차 협력사의 2차 협력사 지원프로그램을 운용하도록 당부할 방침이다.

한편 협약식에 참석한 김동수 공정위원장은 "현대차 그룹이 협력사에 대한 자금 지원을 늘리고, 임원 평가에 동반성장 실적을 반영하면서 납품정보 통보시스템을 운영 하기로 하는 등 동반성장을 위해 새로운 방안들을 내놨다"며 "이는 다른 기업이 본받아야 할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