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조업분야 2차 이하 6만여 개 수급사업자 익명 조사"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내가 공정거래위원회 책임자로 오니 일부 언론은 나를 굉장히 차가운 사람으로 보더라. 하지만 보시다시피 나도 부드러운 사람이다. 하하하."
24일 오전 역삼동 르네상스 호텔.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이 불쑥 자신의 이미지에 대한 오해가 많다며 섭섭함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고대 경제인회 초청 조찬세미나 자리에서다.
김 위원장은 강연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공정위 책임자로 온지 3개월 가까이 되는데 실제로는 두, 세 배 이상의 (긴 시간을 보낸 것 같은)강도로 느낀다"면서 "현재는 대내외 여건이 순탄치 않아 경제인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크게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부 언론은 내가 공정위 책임자로 오니 대단히 관심을 가지고 보는 것 같다. 가령 물가에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공정위의 정체성이) 물가관리위원회가 됐다는 얘기를 하는데 30여년 공직생활 중 물가에 직접 관련돼 일한 건 1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그런데도 물가 얘기가 계속 나오는 건 현재 서민생활 안정에 물가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일부 언론에는 또 내가 굉장히 차가운 사람인듯 비치는데 보시다시피 부드럽다"고 말해 장내에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취임 이후 직원들에게도 '공정위의 이미지를 부드럽게 하자' '따뜻한 균형추로서의 역할을 하자' '상위 개념으로(우월적 지위를 가진 기관으로 불쾌하거나 불미스러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소통하고 문화를 바꿔 나가자'고 당부하고 있다"면서 "공정위도 내부에서 이런 것들을 스스로 고민하고, 비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뒤이어 '공정한 사회 구현을 위한 2011년 공정거래정책 방향'에 대해 강연했다. 그는 40분 남짓 이어진 강연에서 "올해는 중소기업의 핵심 애로사항에 대한 법집행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조사와 제재 수위를 모두 높이고, 특히 서면 실태조사 방식을 개선해 매년 업종별로 순환 심층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더불어 "연내 제조업분야에서 2차 이하 6만여 개의 수급사업자에 대한 익명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모임에는 김명하 고대 경제인회장 외에 김승유 하나금융그룹 회장, 김은숙 마이에셋자산운용 회장, 윤은기 중앙공무원교육원장, 이정치 일동제약 대표, 연만희 유한양행 고문 등이 참석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