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주춤 돼지고기 가격 안정세 … 오리고기는 닭고기 이어 역대 최고치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오현길 기자] 천정부지로 치솟던 돼지고기 가격이 최근 2주새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12월 발생한 구제역의 전염 속도가 주춤하며 돼지 농가들이 안정을 되찾고 있는 가운데 수출물량 확대 등으로 추가 인하까지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작년에 비해선 아직도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올 하반기에야 실질적인 가격하락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반면 닭고기에 이어 오리 가격은 급등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24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돼지고기(지육 전국평균 가격) 1kg 도매가는 6211원으로 한 주전 도매가인 6965원에 비해 10.8%가량 낮은 가격을 기록했다. 7197원을 기록했던 8일에 비해서도 1000원 가까이 가격이 떨어졌다.
지난 1월 8000원을 돌파하기도 했던 돼지고기 가격이 이처럼 떨어지는 요인은 공급 물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일부 지역에 내려졌던 가축 이동제한이 풀리며 도축작업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도 농협을 통해 비축했던 돼지 지육을 시중에 유통하며 물량 확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긴급할당관세물량을 늘리며 수입산 돼지고기 공급도 늘어나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월 돼지고기 수입량은 1만7954t으로 지난해에 비해 39.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도매가격이 일부 떨어지고 있지만 작년에 비해 여전히 높은 가격"이라며 "돼지 사육이 6개월 가량 걸리기 때문에 하반기에 공급물량이 정상화되면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리 신선육(2kg) 가격은 최근 1만원대를 넘어서면서 23일에는 1만900원까지 올랐다.
웰빙 열풍을 타고 오리고기 소비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오리 가격도 최근 수년간 꾸준히 올랐지만 신선육 가격이 1만원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오리협회에 따르면 오리 가격은 지난해 5~6월 한 때 9000원을 웃돌기는 했으나 연말 8000원대에서 올 들어서는 1월 평균 8258원, 2월 9359원으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여 왔다.
지난해 3월 평균 가격 8232원과 비교하면 32.4% 오른 수준이다.
생오리(3kg기준) 가격도 지난해 3월 7232원에서 올 1월에는 7258원, 2월 8025원, 3월 현재는 9700원까지 올랐다.
이처럼 오리 가격이 연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은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에 따라 공급이 줄어든 반면 구제역으로 가격이 크게 오른 돼지고기를 대체한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
더욱이 AI의 여파로 국내 사육중인 오리의 절반 가량이 대량 매몰 처분되면서 종오리 수급에도 비상이 걸린 만큼 당분간 추가적인 가격 인상이 예고되고 있다.
한편 AI의 타격을 받은 닭고기 가격도 연일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3일 현재 생닭(냉장, 9~10호 기준) 공장 출하가격은 1kg당 4523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조인경 기자 ikjo@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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