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강경록 기자, 사진 이기범 기자]엠투엠은 SG워너비의 그늘에 가려 늦게 빛을 봤다. 같은 소속사 출신이었던 이들은 지난 2004년 SG워너비의 음반이 먼저 나오면서 명암이 엇갈렸다. SG워너비의 데뷔곡 'Timeless'가 대박 히트 하며 단숨에 인기 정상의 그룹의 발돋움했기 때문이다. 엠투엠 역시 두 달 후 나온 데뷔음반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그들에 비할 바가 못됐다.
"사실 SG워너비가 음반이 나오자마자 너무 잘 된 거에요. 우리와 같이 연습했던 친구들이었고 음악스타일도 비슷했는데 데뷔와 동시에 반응이 너무 좋아 저희도 기뻤어요"(정환)
하지만 기쁨도 잠시, SG워너비가 잘되면 잘될수록 엠투엠의 자리는 좁아져 갔다. 이후 각종 시상식에 SG워너비가 나올 때마다 상실감은 커져만 갔다. 특히 팬들 사이에서는 엠투엠이 SG워너비의 '아류'라는 말까지 돌 정도였다.
"대외적으로 팬들은 같은 그룹으로 알고 있어요.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라인업이 똑같았어요. 추구하는 음악이 같을 뿐 아니라 제작자, 작곡가 등 라인업이 같았죠. 그러다 보니 SG워너비의 '아류'라는 말이 돈 것 같아요. 사실 배가 안 아플 수 없었어요. 같이 동거동락했던 연습실 친구였고 비슷한 시기에 데뷔도 했는데 너무 잘나가니 배가 아팠죠. 매년 시상식장에 서 있는 그들을 볼 때마다 부럽기도 했어요"(준혁)
하지만 기회는 찾아왔다. 돌파구는 OST였다. 김래원 주연의 드라마 '사랑한다 말해줘'의 OST에 엠투엠의 데뷔곡이 들어가게 된 것이다. 비록 드라마는 조기 종영하는 아픔을 가졌지만 이들의 노래는 크게 히트 했다.
연이어 터진 '세글자'가 터닝포인트가 됐다. 김정은 주연의 드라마 '루루공주' OST로 잘 알려진 이 곡은 지금도 엠투엠의 대표곡으로 자리잡을 만큼 큰 인기를 누렸다.
"2004년 데뷔 당시 첫 앨범 '사랑한다 말해줘'가 정말 잘됐어요. 중·고등학생들이 노래방에 가서 꼭 부르는 곡 1위였을 정도였죠. 이어 '루루공주'의 마지막 방송에서 삽입곡으로 나온 '세글자'가 당시 음원사이트였던 뮤즈에서 16주 1위를 하는 기록을 세웠어요. 대단했어요. 당시 연습실에만 있어 실감은 나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엄청난 인기였어요"(정환)
연이어 두 곡의 OST가 크게 히트를 하며 엠투엠은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특히 '세글자'는 예상외로 인기를 끌었다. 당시 거리를 걷다보면 엠투엠의 '세글자'를 쉽게 들을 수 있었다.
"그렇게 잘될 줄은 몰랐죠. 소위 틀면 나올 정도였으니깐요. 당시에는 굳이 방송을 할 필요성을 그때는 느끼지 못했었죠. 하늘에 붕 떠 있는 느낌이었어요"(정환)
이후 SG워너비와 엠투엠은 각자 다른 색깔을 찾아갔다. SG워너비는 포크를 가미하면서 가볍고 대중적인 음악으로 자신들의 색깔을 맞추어갔고 엠투엠은 좀 더 무거운 느낌의 미디엄템포로 점점 팬들에게 각인되어 갔다.
이런 전략적 선택이 엠투엠을 얼굴없는 가수로 만들었다. 방송과 콘서트를 오가며 대중들에게 자신들을 어필한 SG워너비와는 달리 엠투엠은 음악성으로 대중에게 어필했다. 하지만 이런 선택이 오히려 대중과는 멀어진 계기가 됐다. 이제는 대형스타로 발전한 그들에 비해 다소 초라한 느낌마저 들었다.
"이제 부러운 시기는 지난 것 같아요. 한창 같이 준비할 때는 그럴 때도 있었는데 요즘은 각자 맡은 바일이 있기 때문에... 저도 방송 DJ활동도 하고 있고 진우형은 최근까지 남자의 자격- 합창단원으로 활동해 좋은 경험을 쌓았어요"(정환)
하지만 이제는 변해야 했다. 엠투엠은 대중 앞에 설 때가 가수로서 가장 행복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대중 앞에 많이 서고 싶어요. 방송도 많이 해서 음악과 엠투엠이라는 그룹을 알리고 싶어요. 또 올해는 꼭 한국에서 콘서트를 열고 싶어요. 일본에서 처음 콘서트를 가졌는데 너무 행복했어요. 데뷔 7년차 가수인 저희에게 너무도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준혁)
2011년 3월, 엠투엠의 변화는 시작됐다. 소속사를 옮기고 첫 앨범 '이런 쓰레기 같은...'을 발표했다. 초반 반응은 우려와 달리 매우 긍정적이다. 팬들도 다시 돌아온 엠투엠을 반기고 있다.
"소속사를 옮기고 더욱 우리를 신경 써 주신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어요. 그전 소속사에서는 대형가수들 틈에 부담이 많았지만 지금은 편안함을 느끼고 있어요. 이젠 '우리동네 연예인'에서 벗어나야죠. 이제는 저희가 설 수 있는 무대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갈 겁니다"
아이돌 그룹이 난무하고 있는 현 가요시장에 어느 듯 중견급 선배 가수가 된 엠투엠. 미디엄 템포발라드의 국내 최고 그룹이자 선두주자인 이들이 펼칠 활약이 사뭇 기대된다.
스포츠투데이 강경록 기자 rock@
스포츠투데이 이기범 기자 metro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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